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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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헤지펀드 중 하나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의 CEO는 지난 주 공개된 골드만삭스 팟캐스트에서 사무실에서 잠을 자거나 주당 80시간을 일하는 등 자신의 일상에 대해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언론에 절대 모습을 나타내지 않던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CEO인 피터 브라운은 45분에 달하는 대화 동안 몇 가지 놀라운 일상에 대해 대답했다.

복잡한 모델 기반 거래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과학자를 고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이 헤지펀드 회사의 68세 대표인 브라운은 자신에게는 주당 80시간을 근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4일 연속으로 사무실에서 생활하며 사무실에서 잔 날이 약 2,000일 정도라고 밝혔다.

그는 팟캐스트 진행자인 라즈 마하잔에게 “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방해 없이 일에 대해 생각하며 매주 거의 80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은 환상적”이라고 언급했다.

IBM에서 근무하다 르네상스의 창립자인 짐 시몬스가 고용한 첫 고용인중 한 사람인 그는 IBM에서 챗GPT와 같은 제품의 전신과 유사한 초기 대형 언어 모델을 작업했다. 인공 지능의 대부로 간주되는 학자의 첫 번째 대학원생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친구이자 IBM 동료인 로버트 머서와 함께 르네상스에 합류해 미국 주식 시장에서 상품 선물을 거래하는데 체계적인 접근 방식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한번은 르네상스 창립자인 시몬스가 자신의 은퇴 계획을 알리면서 자신을 “기름기 많은 햄버거 가게”로 데려갔으며 브라운과 머서가 그 자리를 이어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채식주의자이다.

브라운은 르네상스의 투자 전략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허용 가능한 위험 수준(시그마)에서 수익(mu)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르네상스는 “시그마를 통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험 관리에 대한 회사의 초점에도 불구하고 수년에 걸쳐 심각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닷컴 버블이 꺼지던 즈음, 브라운은 위험 관리 책임자의 경고를 무시하면서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결정으로 회사는 큰 손실을 입었고 스트레스로 잠 못 이루는 밤을 계속 보냈다.

“2000년 3월, 당시 우리는 아주 잘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위험 통제 책임자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컴퓨터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 큰 손실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운은 시몬스를 만났고 자신이 해고되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몬스는 오히려 “당신은 그렇게 불안정한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나와 회사에 훨씬 더 귀중한 사람이 됐다”고 말해 브라운을 놀라게 했다.

브라운은 2007년 소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일부 퀀트 펀드들이 단기간에 수십억달러의 손실을 입던 "퀀트 지진" 동안 사무실로 급하게 돌아가기 위해 가족들을 뉴어크 공항에 남겨두기도 했다.

일에 대한 브라운의 몰입은 때로 한밤중에 사람들에게 전화하거나 주중에는 하루에 몇 시간만 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와 시몬스가 직원에게 질문이 있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었던 경우가 있었던 때를 회상했다. 브라운은 그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지만, 시몬스는 그 직원이 심야에 상사의 전화를 받을 만큼 연봉이 높지 않다는 걸 지적했다. 두 사람의 해법은, 전화를 하자마자 연봉이 인상된다는 이야기부터 꺼내고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르네상스는 시장 전문가가 아닌 수학자, 과학자가 운영하는 헤지펀드라는 평판을 갖고 있다.

브라운은 이것이 의도적으로 설계된 것이며 시장 전문가에게 수학을 가르치기 보다는 수학자에게 시장을 가르치는 것이 훨씬 쉽다고 말했다. 또 회사의 수학적 모델은 대부분의 거래를 처리하며, 인간의 판단이 때때로 작용하지만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밝혔다.

“우리는 대규모 수학적 모델을 구축하는 방법을 알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아는 전부이다. 우리는 경제를 잘 모르고 우리의 거래 시스템에 간섭하지도 않는다.”

"모델이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모델을 수정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르네상스는 직원 전용 메달리온 펀드의 성과 덕분에 헤지펀드 업계에서 전설적인 명성을 얻었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30년 동안 메달리온 펀드는 연간 수익률 66%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해 발표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다른 두 개의 고객용 펀드는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몇 년간 수익률 변동성이 더욱 심해지면서 외부 자금을 관리하는 3개 펀드에서 고객들이 수십억 달러를 인출하는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