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1일) 표결이 예상되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유일한 선택지는 ‘가결’뿐이다. 국회 일정까지 비틀어가며 방탄에 올인한다는 국민적 의구심을 외면한다면 더 큰 역풍을 자초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단식 중에 영장 치느냐’며 비정한 정치 검찰이라고 흥분하지만 개딸 같은 강성 지지층 외에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억지다. 영장 청구가 불가피해지자 단식에 돌입하고,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입원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다. 민주당 주장의 허구는 불과 석 달 전 ‘돈봉투 의혹’의 윤관석 의원 체포동의안 과정만 복기해 봐도 잘 드러난다. 당시에도 민주당은 ‘검찰 조작’이라며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지만, 윤 의원은 그제 법정에서 범죄를 인정했다.

사법절차 방해와 법치 훼손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지만 민주당은 사과 한마디 없이 또 ‘사법 살인’ ‘맛이 간 법무장관’ 등의 극언을 쏟아냈다. “영장심사 받는 건 검찰에 정당성을 주는 것”이라는 식의 궤변도 넘친다. 체포동의안에 적시된 범죄와 관련해 쌍방울 전 회장, 경기도 부지사, 인섭이 형님(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등 주변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돼 재판정에 서 있다. 정점의 이 대표에게 의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만큼 결백 입증을 위해서라도 사법절차를 밟는 게 필수적이다. 이 대표 말대로 검찰이 증거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한다면 결백을 입증할 좋은 기회인 만큼 판사 판단을 거부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방탄 단식’은 막장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친명계가 체포안 찬성 의원을 끝까지 색출해 정치 생명을 끊겠다고 협박하자 ‘부결 찍겠다’는 의원들의 릴레이 인증이 한창이다. 이 대표가 약속대로 ‘가결’을 주문하고, 민주당도 당론 동의하는 것이 방탄당 조롱을 탈피할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