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네 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박스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네 살배기 아들을 남겨두고 숨진 40대 여성이 살았던 전북 전주시 한 빌라 현관문 앞. 아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기저귀 박스가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의 한 빌라에서 생활고를 겪다가 아이를 홀로 남겨두고 쓰러진 40대 여성이 가족 품 안에서 영면하게 됐다.

19일 전주시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A(41)씨의 장례에는 그의 형제 등 가족 대부분이 참석했다.

고인은 복잡한 채무 사정 탓에 숨지기 전까지도 가족들과 거의 교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주시는 무연고 장례를 치르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가족들이 마지막을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장례비 일부를 지원했다. 가족들은 장례 이후 전주승화원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하고 납골당에 안치했다고 시는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8일 오전 9시 55분께 "세입자가 보이지 않고 개 짖는 소리가 난다"는 집주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19구급대원에 의해 발견됐다.

옆에 있던 생후 18개월가량의 아이는 수일간 음식물을 먹지 못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였다.

A씨는 가스비를 3개월 체납했고 건강보험료는 56개월이나 내지 못해 체납액이 118만6천530원이었다.

아이는 병원에서 의식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엄마'를 찾고 있어 세심한 돌봄이 필요한 상태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우선 가까운 친척에게 아이의 가정위탁 의사를 물은 상태"라면서 "아이를 맡아 기르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친척이 가정위탁을 거부하면 최대한 신속하게 보육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