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옥. 사진=한경DB
삼성전자 사옥. 사진=한경DB
국내 대표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상장 17년 만에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게 됐다.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담게 됐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수 정기변경을 통해 자사 국내 반도체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에 삼성전자를 새롭게 편입하게 됐다. 이들 자산구성내역(PDF)에는 지난 15일부터 본격 반영됐다.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는 국내 첫 반도체 ETF다. 2006년 상장한 뒤로 현재까지 순자산이 각각 5100억원, 24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들 두 ETF는 국내 반도체 대표 기업들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담은 'KRX 반도체 지수'를 추종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한국거래소의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 분류에 따라 반도체 섹터가 아닌 IT(정보기술) 섹터로 분류돼 있었다.

또 삼성전자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생활가전과 스마트폰 등 반도체가 들어간 제품도 만든다. 때문에 반도체 매출 비중이 다른 부문 매출 대비 높지 않아 지수에 편입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하지만 산업 대표성 등이 추가로 고려돼 이번 지수 정기변경을 통해 새로 편입된 것이다. 삼성전자 없는 국내 반도체 ETF(KODEX·TIGER)가 우리 증시에 상장된 지 17년 만이다.

이로써 기존 20% 수준이던 SK하이닉스에 삼성전자 비중까지 합쳐져 국내 반도체 양대 종목의 비중은 40% 수준이 됐다. 두 종목 집중투자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부상으로 장기적인 이익이 전망되고 있다.

이대환 삼성자산운용 매니저는 "이번 삼성전자의 KODEX 반도체 ETF 편입으로 그동안 투자자들의 요청이 많았던 반도체 대표 종목 편입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게 됐다"며 "HBM 반도체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는 시의적절한 시점에 편입이 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