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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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원대로 올라섰던 삼성전자의 주가가 다시 6만원대로 주저앉았다. '8만전자'의 꿈을 키우던 개인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0.57% 하락한 6만980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7만원을 밑돈 건 지난달 31일(6만6900원) 이후 약 3주 만이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양새다. 개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주식을 1조3821억원 순매도했다. 이번달 개인의 평균매도가는 7만637원이다. NH투자증권을 통해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평단가는 7만3064원인데, 이 점을 고려하면 개인은 더 큰 손실을 막기위해 삼성전자를 손절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온라인 종목 토론방의 여론도 차갑다. 한 네티즌은 "간만에 본전 찾나 했는데, 다시 내려가네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른 네티즌은 "6만원대에 사서 7만원대에 팔면 된다"며 투자 전략을 공유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66%는 손실을 보고 있다.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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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주가 하락은 실적 부진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2조6473억원이었다. 1개월 전 2조9666억원에 비해 3000억원 이상 낮아졌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68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3조9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감산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며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이라며 "생활가전 부문도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 영업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현존 최대 용량 32Gb DDR5 D램 개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현존 최대 용량 32Gb DDR5 D램 개발. 사진=삼성전자
단기 실적과 별개로 증권사들은 장밋빛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10곳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했는데, 평균치는 9만300원이었다. KB증권이 9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가장 높게 잡았다.

전문가들은 주가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반도체 업황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최근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를 시작으로 일부 D램 제품의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4분기부턴 DDR5의 비중이 전체의 40% 이상으로 증가하며 메모리 제조사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폭이 3분기보다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 삼성전자의 실적은 급격히 회복될 것"이라며 "최근 삼성전자는 감산 규모를 확대해 재고 건전화 시기도 앞당겼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