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한 개 거래대금이 4.6조라고?…개미들만 득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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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거래대금 연이틀 4조원대 '이례적 기록'
상장지수펀드(ETF) 한 종목의 하루 거래대금이 4조원대로 폭증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일일 거래대금은 4조6650억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 기록을 썼다. 이는 주식 개별종목들을 통틀어서도 1위 규모다. 전일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이 828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배에 가까운 거래대금이 몰린 셈이다.
이 ETF는 지난 18일에도 일간 거래대금 4조592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증권시장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거래대금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건 그만큼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해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D금리액티브 ETF는 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인 CD금리에 투자하면서 매일 이자를 쌓이는 상품이다. CD금리는 CD가 발행돼 유통 시장에서 거래될 때 적용되는 금리다. 금리 등락에 따라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반 채권형 ETF와는 다르게 CD 91일물 금리를 일할 계산해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구조여서, 기간 조건 없이 하루만 투자해도 CD 91일물 하루 금리를 수익으로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 6월 8일 첫 상장 당일 69억원 수준에 그쳤던 거래대금이 불과 3개월 사이 4조원대로 불어난 것은 증권사 이벤트 때문으로 보인다.
이 상품의 유동성 공급자(LP) 중 한 곳인 KB증권은 일간 거래금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3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달마다 진행해 왔다. 또 일간 거래금액이 200억원 이상이면 현금 160만원을, 150억원 이상이면 12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핵심은 CD금리액티브 ETF의 주당 가격이 100만원에 형성됐단 점이다. 반면 ETF 호가 단위는 5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고 팔기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상금을 쉽게 벌 수 있는 구조다. 주식 가격 자체가 크기 때문에 개인들의 매매만으로 상금 목표치인 300억원에 도달하기 쉬운 것이다.
다만 KB증권은 지난 15일부터 해당 이벤트에 대한 신규 신청을 중단한 상태다. 기존에 신청했던 투자자들은 이벤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를 두고 KB증권은 "내부 사정으로 종료됐고 구체적인 사유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거래대금으로 인해 상금 부담이 커진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TF 시장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ETF를 발행하는 운용사 만큼이나 거래량 늘리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계좌 개설 등 투자자 신규 유입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사례를 '운용·증권사의 거래대금 부풀리기'라고 지적하지만 실제로 피해를 받은 투자자들이 없단 점에서 '해프닝'으로 보는 시선이 더 짙다.
삼성운용으로서도 거래대금 부풀리기가 실제 효과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이 상품의 일간 거래대금은 3조7121억원에서 전일 4조6650억원으로 26%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은 2조3235억원에서 2조3278억원으로 43억원(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계좌 신규 고객들을 늘렸지만 그에 상응하는 비용 부담을 진 것이고 삼성운용으로서도 이례적 거래대금 확대 현상이 수탁고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크게 덕을 본 주체는 이벤트를 잘 활용한 투자자들뿐"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의 일일 거래대금은 4조6650억원으로 상장 이후 최고 기록을 썼다. 이는 주식 개별종목들을 통틀어서도 1위 규모다. 전일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거래대금이 8281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6배에 가까운 거래대금이 몰린 셈이다.
이 ETF는 지난 18일에도 일간 거래대금 4조592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증권시장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거래대금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건 그만큼 투자자들의 거래가 활발해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CD금리액티브 ETF는 은행의 양도성 예금증서인 CD금리에 투자하면서 매일 이자를 쌓이는 상품이다. CD금리는 CD가 발행돼 유통 시장에서 거래될 때 적용되는 금리다. 금리 등락에 따라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일반 채권형 ETF와는 다르게 CD 91일물 금리를 일할 계산해 매일 복리로 반영하는 구조여서, 기간 조건 없이 하루만 투자해도 CD 91일물 하루 금리를 수익으로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지난 6월 8일 첫 상장 당일 69억원 수준에 그쳤던 거래대금이 불과 3개월 사이 4조원대로 불어난 것은 증권사 이벤트 때문으로 보인다.
이 상품의 유동성 공급자(LP) 중 한 곳인 KB증권은 일간 거래금액이 300억원 이상이면 3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달마다 진행해 왔다. 또 일간 거래금액이 200억원 이상이면 현금 160만원을, 150억원 이상이면 120만원을 지급하는 식이다.
핵심은 CD금리액티브 ETF의 주당 가격이 100만원에 형성됐단 점이다. 반면 ETF 호가 단위는 5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고 팔기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상금을 쉽게 벌 수 있는 구조다. 주식 가격 자체가 크기 때문에 개인들의 매매만으로 상금 목표치인 300억원에 도달하기 쉬운 것이다.
다만 KB증권은 지난 15일부터 해당 이벤트에 대한 신규 신청을 중단한 상태다. 기존에 신청했던 투자자들은 이벤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를 두고 KB증권은 "내부 사정으로 종료됐고 구체적인 사유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예상을 뛰어넘는 거래대금으로 인해 상금 부담이 커진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TF 시장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ETF를 발행하는 운용사 만큼이나 거래량 늘리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계좌 개설 등 투자자 신규 유입 등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사례를 '운용·증권사의 거래대금 부풀리기'라고 지적하지만 실제로 피해를 받은 투자자들이 없단 점에서 '해프닝'으로 보는 시선이 더 짙다.
삼성운용으로서도 거래대금 부풀리기가 실제 효과로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이 상품의 일간 거래대금은 3조7121억원에서 전일 4조6650억원으로 26%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은 2조3235억원에서 2조3278억원으로 43억원(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는 계좌 신규 고객들을 늘렸지만 그에 상응하는 비용 부담을 진 것이고 삼성운용으로서도 이례적 거래대금 확대 현상이 수탁고 증가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크게 덕을 본 주체는 이벤트를 잘 활용한 투자자들뿐"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