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찻길로 걸어 다녀"…계속 되는 드라마 갑질 논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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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존에서 촬영하면서 이건 아니지 않나요? 드라마 촬영한다고 아이들 등굣길에 영상 장비를 올려놓고…인도, 자전거도로까지 다 막고 아이들은 찻길로 걸어 다니고…아이들이 인도로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해주세요."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촬영과 관련해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게재된 게시물 중 일부다. 글 작성자는 "지난주에도 등교 시간에 인도를 막고 촬영해서 참았는데, 또 이런 일이 있었다"며 "아침에 아이들을 등교시키다 너무 화가 났다"면서 폭로 이유를 밝혔다.
결국 '피라미드 게임' 측은 "보행에 불편하게 했음을 확인했다"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으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제작진이 사과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초에도 JTBC 새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제작진이 병원 응급실 복도에서 촬영하면서 고위험 산모의 이동을 막았다는 폭로가 나와 문제가 됐다. 산모의 남편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곳인데, 촬영이 문제냐"고 지적했다.
올해에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폭삭 속았수다', tvN '무인도의 디바', ENA '사랑한다고 말해줘',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등이 촬영 중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무례한 언행으로 갈등이 불거졌다. 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논란부터 휩싸이게 된 것.
한 제작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20년 가까이 촬영 현장에서 일해온 이 관계자는 "말 뿐인 게 아니라 진짜로 몇 년 전보다 촬영으로 민원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며 "촬영장 섭외 담당자와 처음부터 가장 많이 얘기하는 부분도 '이 장소가 민원이 많이 나오는 것이냐'이다. 민원이 많은 곳은 이미지에 적합하더라도 우선하여 제외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과거엔 '도둑촬영'이라고 해서 허가받지 않거나 무리한 촬영을 진행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 식으로 찍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엔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이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민원이나 촬영의 위법성 여부에 더욱 예민해진 상황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한 드라마에서 세트장을 건립한 장소가 사전 허가가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고, 이를 알자마자 철거했다"며 "예전 같았으면 신고받고, 조사가 이뤄지고, 벌금이 부과되는 과정 동안 '그냥 일단 찍고 보자'고 했을 텐데,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철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달라진 환경을 전했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결국은 돈이 아니겠냐"며 "촬영에 앞서 인근 지역 거주자들에게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인 보상이 있다면 민원은 나오지 않는다. 결국 얼마나 충분한 시간과 제작비를 들여 촬영을 준비했느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최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촬영과 관련해 학생들이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게재된 게시물 중 일부다. 글 작성자는 "지난주에도 등교 시간에 인도를 막고 촬영해서 참았는데, 또 이런 일이 있었다"며 "아침에 아이들을 등교시키다 너무 화가 났다"면서 폭로 이유를 밝혔다.
결국 '피라미드 게임' 측은 "보행에 불편하게 했음을 확인했다"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으로 시민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되고, 제작진이 사과에도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초에도 JTBC 새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제작진이 병원 응급실 복도에서 촬영하면서 고위험 산모의 이동을 막았다는 폭로가 나와 문제가 됐다. 산모의 남편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는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곳인데, 촬영이 문제냐"고 지적했다.
올해에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 시즌2, '폭삭 속았수다', tvN '무인도의 디바', ENA '사랑한다고 말해줘',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 등이 촬영 중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무례한 언행으로 갈등이 불거졌다. 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논란부터 휩싸이게 된 것.
한 제작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난감한 모습을 보였다. 20년 가까이 촬영 현장에서 일해온 이 관계자는 "말 뿐인 게 아니라 진짜로 몇 년 전보다 촬영으로 민원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며 "촬영장 섭외 담당자와 처음부터 가장 많이 얘기하는 부분도 '이 장소가 민원이 많이 나오는 것이냐'이다. 민원이 많은 곳은 이미지에 적합하더라도 우선하여 제외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과거엔 '도둑촬영'이라고 해서 허가받지 않거나 무리한 촬영을 진행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 식으로 찍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엔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이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민원이나 촬영의 위법성 여부에 더욱 예민해진 상황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한 드라마에서 세트장을 건립한 장소가 사전 허가가 필요한 곳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고, 이를 알자마자 철거했다"며 "예전 같았으면 신고받고, 조사가 이뤄지고, 벌금이 부과되는 과정 동안 '그냥 일단 찍고 보자'고 했을 텐데,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자마자 철거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고 달라진 환경을 전했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불편 호소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결국은 돈이 아니겠냐"며 "촬영에 앞서 인근 지역 거주자들에게 충분히 동의를 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인 보상이 있다면 민원은 나오지 않는다. 결국 얼마나 충분한 시간과 제작비를 들여 촬영을 준비했느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