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방 웃돈 100만원, 오늘이 제일 싸"…여의도 난리난 이유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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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7일 여의도서 '세계서울불꽃축제'
"오늘이 가장 쌉니다 고객님" 치솟는 호텔 방값
"극성수기 가격 담합 제재 어려워…자정 필요"
"오늘이 가장 쌉니다 고객님" 치솟는 호텔 방값
"극성수기 가격 담합 제재 어려워…자정 필요"
"아무리 한탕 장사라지만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요. 한강뷰 미련을 버리는 게 빠르겠어요." (온라인 커뮤니티)
해마다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들을 찾아옵니다. 다음 달 7일 한국·중국·폴란드 등 3개국이 준비한 화려한 불꽃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인데요.
수많은 인파가 예고되는 만큼 근처 호텔들도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이런 극성수기를 앞둘 때마다 쌍둥이처럼 언급되는 게 '호텔 숙박료' 문제인데요. 불꽃이 보일지 여부도 확인받지 못하는데 요금은 두 세배로 내야하니, 예약 전쟁을 벌이는 소비자들 속은 타들어갑니다.
21일 한경닷컴이 한강공원 인근 호텔들에 직접 문의한 결과 불꽃축제 당일 서울 여의도동 소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최상층(28~29층) 일반 객실의 예약은 전부 찼습니다. 남은 객실들 중 한강이 보이는 '한강뷰' 객실은 고층부인 21~27층인데요. 현재 기준 이들 고층부 객실의 부가세 별도 1박 가격(조식 포함)은 최저 85만원, 최고 300만원 선입니다.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알려진 '600만원대 숙박료'는 최상급 객실인 스위트를 두고 나온 말입니다. 다만 호텔 측은 "불꽃축제 기간과 상관없이 평소에도 이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바꿔 말하면 축제 날 스위트에 머물려면 그 600만원대 요금에 웃돈을 더 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호텔 관계자는 "축제 날의 경우 현재 유선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다"며 "예약자에 한해 순차적로 회신하고 있고 예약 없이는 구체적인 가격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포동 소재 '호텔나루 서울 엠갤러리'는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객실은 없지만, 축제를 정면으로 관람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있어 이를 활용한 패키지를 내놓았습니다. 풀장 이용권과 스낵·주류 제공, 객실 1박 요금을 합해 93만원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조식을 포함하면 성인 두 명 기준 1박에 약 103만원입니다. 풀장을 포기하고 객실만 예약하면 최저가 기준 49만원선이고요. 불꽃축제 관람 여부만으로 가격이 두 배 넘게 뛴 셈입니다. 관계자는 "금액이 얼마나 올라갈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취소가 가능한 만큼 오늘 예약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도화동의 '글래드 마포' 역시 문의 당시 불꽃축제 관람이 가능한 객실은 두 개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요. 객실료는 세금과 조식을 포함해 최저 103만원, 최고 114만원입니다. 또 '글래드 여의도'는 객실 내 관람이 가능한 위치가 아닌데도 축제 날은 거의 만실입니다. 당일 교통 혼잡을 피하고자 근처에 묵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린 겁니다. 객실료는 저층과 고층 관계 없이 최저 44만원(세금 별도)으로 파악됐습니다.
'콘래드 서울' 호텔의 경우엔 대부분의 객실이 마감돼서 한강뷰 객실로는 스위트만 남은 상태라고 합니다. 여의도공원을 바라보는 '킹 코너 스위트'는 세금 포함 시 335만원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꽃축제까지 보름 넘게 남은 만큼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주일 전만 해도 해당 스위트는 200만원대에 팔렸습니다. 일주일 사이 1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겁니다.
문제는 '한강뷰'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건데요. 호텔측은 "축제 주최측이 아니다보니 어느 방면에서 불꽃을 터트릴지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책임져야 할 경우를 대비한 호텔 측 입장도 있겠지만, 한 달치 월급 수준을 지불하고도 관람 여부가 불투명하니 소비자들로선 당황스러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불꽃축제를 앞두고 문의가 많고 투숙률도 높아지고 있어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요금이 한없이 오르진 않겠지만 지금 이 가격이 유지되리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호텔들은 크리스마스와 불꽃축제 등 특수 시기 때 객실 숙박료를 한껏 올립니다. 수요자가 급증하는 만큼 이른바 '성수기 요금'을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반짝 특수를 맞아 가격을 올려받는 것 자체를 문제삼긴 어렵지만 지나친 가격 조정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담합'이라든가 '바가지 상술' 등 지적에서 벗어나려면 호텔들의 자정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가격 산정은 기업의 고유 권한인데 자연스러운 담합이 형성됐다고 해서 이를 비난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고가를 받으면서도 불꽃놀이 관람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며 "사전 공지를 명확히 하고 기존보다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호텔들도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웃돈 장사는 호텔들의 영역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4만원을 줄테니 명당 자리를 맡아달라"며 '오픈런'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사람들은 벌써부터 명당 사수를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심리를 겨냥했는지, 사이트에는 한강뷰 호텔과 식당 예약권을 미리 사뒀다가 기존 구매가의 두 세배에 내놓은 글들이 잔뜩 올라와 있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해마다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들을 찾아옵니다. 다음 달 7일 한국·중국·폴란드 등 3개국이 준비한 화려한 불꽃이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인데요.
수많은 인파가 예고되는 만큼 근처 호텔들도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이런 극성수기를 앞둘 때마다 쌍둥이처럼 언급되는 게 '호텔 숙박료' 문제인데요. 불꽃이 보일지 여부도 확인받지 못하는데 요금은 두 세배로 내야하니, 예약 전쟁을 벌이는 소비자들 속은 타들어갑니다.
21일 한경닷컴이 한강공원 인근 호텔들에 직접 문의한 결과 불꽃축제 당일 서울 여의도동 소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최상층(28~29층) 일반 객실의 예약은 전부 찼습니다. 남은 객실들 중 한강이 보이는 '한강뷰' 객실은 고층부인 21~27층인데요. 현재 기준 이들 고층부 객실의 부가세 별도 1박 가격(조식 포함)은 최저 85만원, 최고 300만원 선입니다.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 알려진 '600만원대 숙박료'는 최상급 객실인 스위트를 두고 나온 말입니다. 다만 호텔 측은 "불꽃축제 기간과 상관없이 평소에도 이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바꿔 말하면 축제 날 스위트에 머물려면 그 600만원대 요금에 웃돈을 더 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호텔 관계자는 "축제 날의 경우 현재 유선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다"며 "예약자에 한해 순차적로 회신하고 있고 예약 없이는 구체적인 가격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마포동 소재 '호텔나루 서울 엠갤러리'는 불꽃축제를 볼 수 있는 객실은 없지만, 축제를 정면으로 관람할 수 있는 야외 수영장이 있어 이를 활용한 패키지를 내놓았습니다. 풀장 이용권과 스낵·주류 제공, 객실 1박 요금을 합해 93만원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조식을 포함하면 성인 두 명 기준 1박에 약 103만원입니다. 풀장을 포기하고 객실만 예약하면 최저가 기준 49만원선이고요. 불꽃축제 관람 여부만으로 가격이 두 배 넘게 뛴 셈입니다. 관계자는 "금액이 얼마나 올라갈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취소가 가능한 만큼 오늘 예약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습니다.
도화동의 '글래드 마포' 역시 문의 당시 불꽃축제 관람이 가능한 객실은 두 개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요. 객실료는 세금과 조식을 포함해 최저 103만원, 최고 114만원입니다. 또 '글래드 여의도'는 객실 내 관람이 가능한 위치가 아닌데도 축제 날은 거의 만실입니다. 당일 교통 혼잡을 피하고자 근처에 묵고자 하는 사람들이 몰린 겁니다. 객실료는 저층과 고층 관계 없이 최저 44만원(세금 별도)으로 파악됐습니다.
'콘래드 서울' 호텔의 경우엔 대부분의 객실이 마감돼서 한강뷰 객실로는 스위트만 남은 상태라고 합니다. 여의도공원을 바라보는 '킹 코너 스위트'는 세금 포함 시 335만원선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꽃축제까지 보름 넘게 남은 만큼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일주일 전만 해도 해당 스위트는 200만원대에 팔렸습니다. 일주일 사이 1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은 겁니다.
문제는 '한강뷰'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건데요. 호텔측은 "축제 주최측이 아니다보니 어느 방면에서 불꽃을 터트릴지 모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책임져야 할 경우를 대비한 호텔 측 입장도 있겠지만, 한 달치 월급 수준을 지불하고도 관람 여부가 불투명하니 소비자들로선 당황스러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 호텔 관계자는 "불꽃축제를 앞두고 문의가 많고 투숙률도 높아지고 있어 가격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요금이 한없이 오르진 않겠지만 지금 이 가격이 유지되리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호텔들은 크리스마스와 불꽃축제 등 특수 시기 때 객실 숙박료를 한껏 올립니다. 수요자가 급증하는 만큼 이른바 '성수기 요금'을 적용하겠다는 겁니다. 반짝 특수를 맞아 가격을 올려받는 것 자체를 문제삼긴 어렵지만 지나친 가격 조정은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가격 담합'이라든가 '바가지 상술' 등 지적에서 벗어나려면 호텔들의 자정 노력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가격 산정은 기업의 고유 권한인데 자연스러운 담합이 형성됐다고 해서 이를 비난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고가를 받으면서도 불꽃놀이 관람 여부에 대해 확답을 주지 않는 것은 무책임해 보인다"며 "사전 공지를 명확히 하고 기존보다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호텔들도 개선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웃돈 장사는 호텔들의 영역만은 아닌 모양입니다. "4만원을 줄테니 명당 자리를 맡아달라"며 '오픈런'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사람들은 벌써부터 명당 사수를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심리를 겨냥했는지, 사이트에는 한강뷰 호텔과 식당 예약권을 미리 사뒀다가 기존 구매가의 두 세배에 내놓은 글들이 잔뜩 올라와 있습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