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뒤 구금 상황까지 연출
수사 무마 대가로 13억 뜯어내
일당 7명 검거…4명 구속송치

2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는 지난 6월 캄보디아로 골프 여행을 떠난 뒤 현지에서 범죄에 연루돼 경찰에 체포된 것처럼 꾸며 A씨의 돈을 뜯어낸 박씨 등 일당 7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공갈) 위반 혐의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도운 현지 브로커 주모씨(51)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

캄보디아 경찰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피해자가 체포 후 인치된 장소가 실제 경찰서인 점 등으로 미뤄 범행 과정에 등장한 현지인이 실제 경찰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중순 관련 첩보를 입수한 뒤 비행기 탑승 기록과 통화내역 등을 바탕으로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경찰은 “해외 경찰 주재관과 공조해 주씨의 인적 사항을 특정한 상태로 여권 무효화 조치와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전형적인 ‘셋업(Set up)’ 범죄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셋업 범죄는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없는 무고한 사람에게 허위로 사실을 조작해 범죄자로 몰아가는 행위다.
경찰 관계자는 “셋업 범죄는 피해자 본인도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생각해 피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