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초보가 추석 때 쉽게 만들 수 있는 명절 음식은 뭐가 있을까? 재료는 어디에서 사는 게 합리적이지?’

복잡한 질문을 건네도 4~7초 만에 검색 결과를 분석하고 답변을 시작한다. 전, 잡채, 불고기를 제시하면서 이들 레시피와 재료 구매처를 찾아준다. 온라인 주문이 가능한 링크도 제시한다. 네이버가 20일 공개한 인공지능(AI) 검색 서비스 ‘큐:’의 힘이다.

○사람처럼 질문 의도까지 파악

"복잡한 질문도 OK"…네이버 AI검색 '큐'
네이버는 이날 ‘큐:’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큐:는 복잡한 구조로 구성된 질의를 이해하고, 체계적인 답변을 생성하는 서비스다. 네이버가 지난달 선보인 생성 AI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지난달 하이퍼클로바X의 첫 서비스로 출시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는 문서 작성 및 창작 업무를 돕는 데 특화해 기업이나 개인의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다. 형제 서비스인 큐:는 성격이 다르다. 클로버X와 달리 검색에만 집중한다.

큐:의 진가는 여러 의도를 섞은 문장을 입력했을 때 드러난다. 복합 질문의 의도를 분석한 뒤 적합한 정보를 찾아 조합해 답변을 생성한다. 주제와 연관된 관심사, 정보는 물론 출처도 제시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멀티스텝 리즈닝(단계별 추론)’을 적용했기 때문에 생성된 답변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제공됐는지 논리의 흐름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항상 원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검색 키워드를 토대로 문서를 찾는 방식이어서다. ‘서울에서 애호박을 가장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곳’을 검색하자, ‘애호박’이라는 여성 패션 매장을 추천한 것이 대표적인 오류 사례다.

○치열해진 생성 AI 주도권 경쟁

업계에선 네이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정면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큐:는 MS가 지난 2월 출시한 생성 AI 검색 챗봇 ‘빙챗’과 운영 목적, 서비스 제공 면에서 공통점이 많아서다. 빙챗은 오픈AI의 챗GPT 기반 검색 서비스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가 “검색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큐:의 차별점은 ‘한국어’다. 빙챗에선 한국어로 길게 질문하면 이를 영어로 번역해 답변을 제시한다. 한국어를 잘못 번역해 엉뚱한 답변을 제시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큐:는 한국어 질문에 깃든 의도를 가장 잘 파악하고 섬세하게 제시해준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오는 11~12월 네이버 통합검색에 큐:를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쇼핑, 페이, 플레이스 등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와도 연계한다. 여행 계획 수립이나 지역 및 쇼핑 정보 검색 등에서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생성 AI 기술로 확장할 수 있는 서비스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네이버 표’ 토종 생성 AI 서비스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지키려면 AI 서비스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생성 AI 시장은 내년 1370억달러(약 182조원)에서 2028년 5480억달러(약 729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