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의 매파적 동결에…하락한 유가 [오늘의 유가]
Fed, 연내 추가 긴축 언급
美원유재고 감소에도 하락한 유가


국제 유가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금리 동결' 결정에 하락했다. Fed는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20일(현지시간)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달보다 92센트(1.01%) 하락한 배럴당 9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해 3월 저점 대비로는 35.27% 오른 상태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 거래일 종가 대비 81센트(0.86%) 내린 배럴당 93.53달러로 마감했다.
Fed의 매파적 동결에…하락한 유가 [오늘의 유가]
Fed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올해 1회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2년 만에 최고치인 5.25%~5.50%로 유지됐으며, Fed 위원들은 올해 말 기준금리가 5.6%(중간값)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19명의 위원 중에서 12명이 올해 0.25%포인트 1회 인상을 예상했고, 7명이 동결을 전망했다.

내년에도 기준금리 중간값은 5.1%로 관측되는 등 지난 6월 나왔던 전망치(4.6%)에서 0.5%포인트 높아졌다. 고금리 환경이 기대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고금리가 오래 지속될 경우 달러화 가치가 치솟고, 원유 수요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원유는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이는 유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Fed의 새로운 전망치에 달러지수는 105.218을 기록해 전날보다 0.4%가량 상승했다.

이날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었다는 지표가 나오긴 했지만, Fed의 매파적 동결 결정과 차익실현 압박 등에 유가는 하락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5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213만6000배럴 줄어든 4억1845만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0만배럴 감소보다 대폭 줄어든 것이다.
Fed의 매파적 동결에…하락한 유가 [오늘의 유가]
지난주 미국의 정제 설비 가동률은 91.9%로 직전주의 93.7%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93.1%를 예상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매니저는 "상업용 원유 재고의 하락이 전략비축유 증가를 상쇄했다"고 말했다.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금리 결정이 끝난 후에는 시장의 관심이 공급 부족으로 다시 돌아가고, 배럴당 100달러 돌파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자문사 리터부쉬 앤 어소시에이츠의 분석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 달러 강세, 추가 유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경기 침체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