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소현/사진=이음해시태그
배우 김소현/사진=이음해시태그
"제가 운전도 하고, 술주정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셨다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웃음) 어릴 때부터 활동했기 때문에 저의 어린 모습을 기억하시고, '(김소현을) 절대 지켜' 이렇게 반응해주시는 게 자연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저 스스로 벗어나야겠다고 하는 시기는 지난 거 같고, 지금은 그냥 편안하게 여기고 있어요."

김소현은 9세이던 2008년 KBS 2TV '전설의 고향-아가야 청산가자'로 데뷔했고, 2012년 광풍을 일으킨 MBC '해를 품은 달'에서 중전 윤보경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MBC '보고 싶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주인공들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면서 성인 연기자에 버금가는 활약과 존재감을 보였다. 특히 KBS 2TV '후아유-학교2015'에서는 쌍둥이 자매 이은비, 고은별 1인 2역을 동시에 소화하며 극을 이끌었다.

아역 시절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기에 김소현이 최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에서 성인들이 할 수 있는 운전, 음주, 수위 높은 키스신 등의 연기를 선보였을 때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소현은 이런 반응들도 웃어 보이며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여유를 보이면서 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스틸
/사진=tvN 월화드라마 '소용없어 거짓말' 스틸
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정말요?"라고 되묻는가 하면, '까르르' 소리가 들릴 정도로 반달눈 미소를 보이던 김소현은 "제가 사연 있고 조용한 캐릭터를 많이 해서, 실제로도 차분한 모범생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게 제 모습"이라며 "밝고, 웃음이 많은 솔희의 모습이 저와 많이 닮았다"고 소개했다.

"솔희 캐릭터가 대본에서는 그렇게 밝진 않았어요. 현장에서 (남성우) 감독님이 '더 밝고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 하셨고, 실제로 애드리브로 완성된 장면도 많아요. 캠핑을 하러 가서 고기 굽는 장면도 원래 다정하게 고기를 구워준다는 설정이었는데, 고기가 사이사이로 빠지더라고요. 그게 너무 웃겨서 저희끼리 대화한 게 그대로 들어갔어요. 심지어 의자가 넘어진 것도 실제 상황이었어요."

실제의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뿐 아니라 거짓말을 알아본다는 '라이언 헌터'라는 소재에 김소현은 "끌렸다"고 했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설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김소현은 "고개를 젓는 것부터 눈빛까지 소소하지만 세밀하게 표현의 방법들을 잡아갔다"고 소개했다.

이어 "연기를 해보니 거짓말을 다 알아챈다는 게 꼭 장점만은 아닌 거 같다"면서도 "부동산 계약이나 이런 중대사를 결정할 땐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는 했다"고 털어놓아 폭소케 했다.

김소현은 상대역이었던 황민현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연기 경력으로는 월등한 선배였다. 김소현은 "선배로서 조언한 부분은 없었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트리며 "제가 조언한 부분은 따로 없었고, 순수하고 풋풋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로맨스뿐 아니라 감정 연기를 할 때 호흡을 주고받으면서 불편함이 없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웃음도 많고, 자신에 대한 주변의 반응에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어엿한 성인이 된 김소현이었지만 "19살에서 20살로 넘어가던 시기에 많은 고민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슬럼프였던 거 같았다"고.

"작품을 하면서 자신을 잃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때를 기점으로 자신을 돌아보려 많이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소용없어 거짓말'을 하기 전 2년 정도 쉬면서 스스로에 대해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강박을 내려 놓으니 편해졌어요. 현장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여유가 생긴 거 같아요."
배우 김소현/사진=이음해시태그
배우 김소현/사진=이음해시태그
이제 겨우 24세지만, 인생의 3분의 2를 연기자로 살아온 김소현이다. 너무 어릴 때 연기를 시작했기에 "예전에는 그저 주어진 일만 열심히 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연기를 하는 게 행복하다"고 말했다.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질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저의 연기에 공감해주시고, 위로나 감동을 하였다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어떤 일을 해도 이런 경험은 못 하겠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소용없어 거짓말'과 같은 행복한 현장을 만나면 그 기억이 오래가는 거 같아요. 앞으로도 한 번씩 힘들어도 지금의 좋은 기억을 끄집어내 원동력을 삼아서 해나갈 거 같아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