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바이오기업 오리오니스바이오사이언스는 분자접착제(Molecular glue) 계열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로슈 자회사인 제넨텍과 20억달러(약 2조654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오리오니스는 저분자화합물 발굴 기술 ‘알로글루’를 활용해 제넨텍이 지정한 표적에 대한 분자접착제 물질을 발굴하고 최적화한다. 제넨텍은 후속 단계인 전임상 및 임상 개발, 품목허가 신청 등 상업화를 담당한다.

알로글루는 특정 질병 표적에 대한 저분자화합물을 발견하기 위한 고유 기술이다. 생물학적 분석 및 전산 분석, 화학 집합체(라이브러리) 및 자동화 공정 등을 활용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한다. 표적을 분해하거나 조절할 수 있는 분자접착제도 발굴이 가능하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리오니스는 계약금 4700만달러(약 620억원)를 받는다. 개발 및 상업화, 순매출 달성에 따라 20억달러 이상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도 받을 수 있다. 제품 판매에 따른 경상기술사용료(로열티)는 별도로 지급된다.

제임스 사브리 로슈 글로벌 협력 책임자는 “분자접착제 분해제는 기존 방식으로는 치료가 어려웠던 질병 관련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흥미로운 방식”이라며 “미충족 수요가 있는 환자들에게 주요 질병 동인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자접착제는 질병과 관련된 표적단백질을 분해해 질환을 치료하는 표적단백질분해(PTD) 기술의 한 종류다. PTD는 1가(monovalent) 형태의 화학구조를 가진 분자접착제와 화학물질을 결합시켜 2가(bivalent) 형태로 만든 프로탁(PROTAC)으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 분자접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다국적제약사의 기술거래도 활발하다. 지난 4월에는 미국 머크(MSD)가 분자접착제 개발을 위해 오스트리아 프록시젠과 25억5000만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프록시젠은 2020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 2022년 독일 머크와도 분자 접착제 개발 계약을 맺었다.

지난 6월 SK바이오팜은 PTD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바이오기업 프로테오반트를 인수했다. 프로테오반트는 SK㈜와 로이반트의 합작사로 프로탁과 분자접착제 기술을 보유했다. SK바이오팜은 프로테오반트 지분 60%를 4750만달러(약 620억원)에 취득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9월 21일 09시 00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