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빛으로 작동하는 다진법 메모리 소재 개발"
'0'과 '1'의 이진법 상태를 넘어 10 이상 진법으로 연산이 가능하고, 빛 신호로 작동해 전력 소비도 줄일 수 있는 전자소자용 소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광전소재연구단 황도경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이종수 교수팀과 공동으로 0차원과 2차원 반도체를 인공 접합한 신소재를 개발하고 빛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메모리 효과를 관찰했다고 21일 밝혔다.

다진법 컴퓨터는 한 소자가 여러 상태를 저장할 수 있어 전력 소비는 낮추고 연산 속도를 높일 차세대 컴퓨팅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전기 신호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공간으로 전송할 때 속도 제한이 있어 실제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셀레늄화 카드뮴(CdSe) 표면에 황화아연(ZnS)을 입힌 코어 셸 구조 양자점(0차원)과 몰리브덴 황(MoS₂) 반도체(2차원)를 접합시켜 10나노미터(㎚, 10억분의 1m)보다 작은 양자점을 만들었다.

셀레늄화 카드뮴 코어에 빛을 가하면 일정량의 전자가 몰리브덴 황 반도체로 흘러나오는 구조로, 정공(전자의 빈자리)이 코어 안에 갇혀 전기가 흐르는 성질을 가지게 된다.

이 소재는 간헐적으로 빛을 쪼면 전자들이 차례로 가둬지며 몰리브덴 저항이 계단형으로 바뀌는데, 이를 활용하면 0에서 10 이상의 상태를 나누고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소재가 실제로 소자의 역할이 가능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이미지를 분류하는 기계학습용 신경망 모델링에 활용한 결과 사람과 비슷한 91% 정확도로 이미지를 인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황 책임연구원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고집적화로 인해 발생하는 기술적 한계로 실용화가 어려웠던 인공지능 시스템 등 차세대 시스템 기술의 산업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7월 19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에 실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