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칼럼] 난도 높아진 자산시장…'사모대출' 투자로 눈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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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칼럼] 난도 높아진 자산시장…'사모대출' 투자로 눈 돌려라
[마켓PRO 칼럼] 난도 높아진 자산시장…'사모대출' 투자로 눈 돌려라
김진관 삼성증권 랩운용팀장

올해 자산시장은 점차 안정되는 인플레이션과 막바지 금리 인상에 주목하고 있다. 고용지표가 안정세를 보이는 미국 경제는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며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 고성장)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잭슨홀 미팅을 통해 발표되는 지표를 확인하며 신중하게 금리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는 태도를 또 한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물가의 안정이 지표로 명확히 확인된 후에야 금리 인상의 종료와 인하 시점을 판단하겠단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 유가가 상승하며 물가 안정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여기에 더해 세계 2대 경제대국인 중국의 부동산 시장 부실 등의 경제 불안과 러시아를 비롯한 지정학적 우려 등이 글로벌 경제 환경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와 채권금리. /표=BLOOMBERG
미국의 기준금리와 채권금리. /표=BLOOMBERG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환경,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와 함께 나타날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등 굵직한 매크로 환경 변화는 투자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과거와 같은 투자 관점으로 접근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따라올 수 있다.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복잡하게 일어나고 있고, 변화를 가져올 리스크는 투자자로서 잘 알아둬야 한다. 현재와 같이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도 시장의 수익률을 상회하는 투자처는 항상 존재한다. 생소할 수 있지만 지금 환경에서 하나의, 또는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자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모대출 뭐길래…특징 살펴보니

사모대출이란 은행이 아닌 대출 기관이 회사에 빌려주는 자금을 의미한다. 기업이 돈이 필요하면 다양한 형태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개인 대출과 같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도 있고, 회사채도 기업이 돈을 빌린 대가로 차용증을 채권의 형태로 발행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익숙한 은행 대출과 시장에서 거래되는 회사채는 공모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사모대출은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사적인 형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개인이 마음에 드는 회사에 가서 돈을 빌려주고 그에 따른 대가를 받기로 계약하는 것이 사모대출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면 사모대출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사모대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는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실적을 내고 그 실적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형태의 금융상품이다. 투자자의 자금으로 사모대출 펀드를 조성한 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게 대출해주는 형태다. 펀드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서 이자 등의 수익을 배당식으로 얻는다.

선·후순위 대출,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인 메자닌, 기업의 규모 등 편입된 사모대출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펀드 상품이 존재한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도 국내엔 아직 도입되지 않았으나 주식시장을 통해 투자할 수 있어 접근하기 쉬운 사모대출 투자다. BDC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중소기업 및 비상장기업에 집합적으로 투자하고 여기서 얻는 이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특수 목적 회사 등을 가리킨다. 초기 기업을 비롯해 구조조정 기업까지 폭넓게 투자할 수 있다.

사모대출 투자, 지금이 적기인 이유

고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에서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을 기점으로 은행권이 적용받는 규제의 강도는 높아지고 있다. 기업의 자금 조달 수요가 늘어나는 환경에서 은행권의 대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

결국 사모대출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 중견기업은 2016년을 기점으로 은행대출보다 사모대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은행대출의 약 4.7배 수준의 자금을 사모대출을 통해 조달하고 있다.

기업의 사모대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대출자들의 협상력도 증가한다. 사모 대출시장의 수익률은 공모 시장 대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대출해주는 기업에 더 높은 담보수준을 요구하는 등 사모대출의 위상이 올라가는 추세다. 이렇게 유리한 환경은 자연스럽게 사모대출 투자자에게 보다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
사모대출(후순위 미들마켓, 메자닌, 선순위 미들마켓)과 공모대출(신디케이트,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 /표=REFINITIV
사모대출(후순위 미들마켓, 메자닌, 선순위 미들마켓)과 공모대출(신디케이트, 하이일드채권)의 수익률. /표=REFINITIV
그렇다고 사모대출 투자에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될 경우 기업의 디폴트 리스크가 커지며 사모대출 투자에 안정성과 수익성이 흔들릴 수 있다.

또 사모대출 투자 시장에 자금이 급격하게 증가할 시에는 투자 수익률이 희석될 수 있다. 이외에도 변동금리 대출의 경우에는 금리인하 시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

사모대출은 현 시장에서는 모범적인 답안지가 될 수 있다.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글로벌 운용사들의 사모대출 관련 상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