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제부터 진짜 위기"…어린이 320만명 거리로 내몰린다 [글로벌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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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320만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보육 시설에 대한 보조금 지원 사업이 오는 30일부터 중단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최고치를 경신했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급격히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0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센추리재단의 연구를 인용해 오는 30일 미국의 보육 시설이 대거 폐쇄될 예정이다. 2021년 3월 의회를 통과한 '미국 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에 따른 240억달러 규모의 보육시설 지원 정책이 오는 30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육 절벽(Care Cliff)'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중이다. 센추리재단에 따르면 보육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7만여개 이상의 보육 프로그램이 폐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조금 혜택을 받던 320만명의 어린이가 보육시설을 떠나야 한다. 캐시 크레이튼 코넬대학교 버펄로연구소장은 "이제부터 진짜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보육 시설이 대거 문을 닫게 되면 경제적 손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육 프로그램으로 인해 늘어난 지방 정부의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센추리재단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보조금이 끊기면 보육 관련 일자리 23만 2000여개가 사라지게 된다. 경제적 손실은 매년 10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세 미만 자녀를 둔 미국 여성의 70.4%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전 최고치인 68.9%를 경신했다.
보육시설이 자녀의 육아를 맡게 되자 다시 '워킹맘'이 대거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오는 30일부터 보육 시설이 문을 닫게 되면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떠나거나, 근무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90억달러로 추산된다.
보육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고질적인 난제로 여겨진다.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보모 인건비도 급격히 증가해서다. 올해 일주일간 보모 1명을 고용하는 비용은 평균 736달러(약 98만원)에 달한다. 육아 전문 조사기관 케어닷컴에 따르면 올해 미국 가계의 평균 보육비용은 자녀 한 명당 1만 8000달러(약 2409만원)에 이른다. 가계 수입의 27%를 보육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어린이집은 부족한 상황이다. 케어닷컴이 지난 6월 3000여명의 부모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5%가 집에서 20분 거리 안에 있는 어린이집 수가 6개 미만이라고 답했다. 또 어린이집이 가까워도 대기를 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때문에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비중(30%)과 보모를 고용하는 비중(30%)이 똑같았다.
어린이집이 늘어나지 않는 배경엔 낮은 임금이 있다. 지난해 미국 어린이집 선생님의 시간당 임금은 13.71달러로 집계했다. 평균 연봉은 2만 7920달러에 그쳤다.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인 6만 2866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저임금 탓에 보육 시설에서 이탈하는 인력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2021년 보육 위기를 두고 "보육 시장은 시장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시장 원리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의회에서는 이달 초 보육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16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보육 안정화법'이 발의됐다. 하지만 대선 정국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합의를 내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줄리 카센 센추리재단 수석연구원은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보육 위기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부모 중 한 명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떠나게 되면 미국 경제가 한층 더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0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센추리재단의 연구를 인용해 오는 30일 미국의 보육 시설이 대거 폐쇄될 예정이다. 2021년 3월 의회를 통과한 '미국 구조계획(American Rescue Plan)'에 따른 240억달러 규모의 보육시설 지원 정책이 오는 30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육 절벽(Care Cliff)'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중이다. 센추리재단에 따르면 보육 지원 정책이 종료되면 7만여개 이상의 보육 프로그램이 폐쇄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조금 혜택을 받던 320만명의 어린이가 보육시설을 떠나야 한다. 캐시 크레이튼 코넬대학교 버펄로연구소장은 "이제부터 진짜 위기가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보육 시설이 대거 문을 닫게 되면 경제적 손실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육 프로그램으로 인해 늘어난 지방 정부의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센추리재단에 따르면 연방 정부의 보조금이 끊기면 보육 관련 일자리 23만 2000여개가 사라지게 된다. 경제적 손실은 매년 10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5세 미만 자녀를 둔 미국 여성의 70.4%가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전 최고치인 68.9%를 경신했다.
보육시설이 자녀의 육아를 맡게 되자 다시 '워킹맘'이 대거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오는 30일부터 보육 시설이 문을 닫게 되면 부모 중 한 명이 직장을 떠나거나, 근무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매년 90억달러로 추산된다.
보육 문제는 미국 내에서도 고질적인 난제로 여겨진다. 인플레이션으로 인건비가 치솟으면서 보모 인건비도 급격히 증가해서다. 올해 일주일간 보모 1명을 고용하는 비용은 평균 736달러(약 98만원)에 달한다. 육아 전문 조사기관 케어닷컴에 따르면 올해 미국 가계의 평균 보육비용은 자녀 한 명당 1만 8000달러(약 2409만원)에 이른다. 가계 수입의 27%를 보육비로 지출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어린이집은 부족한 상황이다. 케어닷컴이 지난 6월 3000여명의 부모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5%가 집에서 20분 거리 안에 있는 어린이집 수가 6개 미만이라고 답했다. 또 어린이집이 가까워도 대기를 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때문에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비중(30%)과 보모를 고용하는 비중(30%)이 똑같았다.
어린이집이 늘어나지 않는 배경엔 낮은 임금이 있다. 지난해 미국 어린이집 선생님의 시간당 임금은 13.71달러로 집계했다. 평균 연봉은 2만 7920달러에 그쳤다. 미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인 6만 2866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저임금 탓에 보육 시설에서 이탈하는 인력을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2021년 보육 위기를 두고 "보육 시장은 시장실패의 대표적인 사례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지만, 시장 원리만으론 해결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의회에서는 이달 초 보육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5년간 160억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보육 안정화법'이 발의됐다. 하지만 대선 정국을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서 합의를 내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줄리 카센 센추리재단 수석연구원은 "의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한 보육 위기는 다음 달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부모 중 한 명이 육아 때문에 직장을 떠나게 되면 미국 경제가 한층 더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