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에서 시작한 매수세가 경기 화성, 과천, 하남 등 수도권 일대로 옮겨붙으면서 오름폭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요건을 강화했음에도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를 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국 집값 10주 연속 상승…서울은 18주째 오름세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지난 18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는 한 주 전 대비 0.1% 올랐다. 10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도 0.12%를 나타내며 18주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 폭은 전주(0.13%)보다 줄었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값이 0.17% 오르며 상승장을 이끌고 있다. 경기는 지난주 0.18%에서 이번주 0.21%로, 인천은 같은 기간 0.07%에서 0.11%로 뛰었다. 경기는 2021년 11월 넷째 주(0.21%) 이후 약 1년10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올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소식 이후 강세를 보이는 경기 남부권에서 매도자 우위 시장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주 대비 0.46% 오른 화성의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38㎡는 지난달 최고가인 20억원에 거래됐다. 화성 지역의 역대 아파트 거래가 중 가장 비싼 금액이다. 한 달 전 직전 실거래가(18억3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 뛰었다.

화성 청계동 ‘동탄역시범더샵센트럴시티’ 전용 84㎡는 이달 12억9000만원에 거래돼 1년 전(10억원·작년 10월)에 비해 3억원 가까이 올랐다. 최고가(14억8000만원·2021년 9월)보단 낮지만 빠른 속도로 가격이 반등하는 추세다.

서울과 가까운 과천(0.43%), 하남(0.42%), 안양(0.36%), 성남(0.34%) 등의 오름세도 두드러진다. 과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120㎡는 지난 8월 최고가인 27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전국적으로 집값 오름세가 가팔랐던 2021년 7월 기록한 최고가와 같은 가격이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정비사업 등 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며 “선호 단지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몰리면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 이사철을 맞은 전세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3% 올라 한 주 전(0.11%)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다. 서울(0.17%→0.20%), 수도권(0.21%→0.24%), 지방(0.01%→0.03%) 등 모든 지역에서 오름폭이 커졌다. 저가로 나온 전세 물량이 소진되면서 교통과 학군이 좋은 인기 단지에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