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교회 안에 설치된 맥주 바에서 닉 위도우스 목사가 생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영국 교회 안에 설치된 맥주 바에서 닉 위도우스 목사가 생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영국의 한 교회가 축제 기간 맥주 바를 설치했다가 '신성 모독' 논란에 휩싸였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잉글랜드 서남부 콘월에 위치한 잉글랜드국교회(성공회) 소속 세인트 이아 교회가 이달 열리는 연례 마을 축제를 앞두고 건물 내부에 생맥주 기계(디스펜서) 2대를 설치했다고 보도했다. 디스펜서 옆에는 술을 마실 수 있는 바도 마련됐다.

1434년 지어진 이 교회는 2주간 열리는 축제에서 중심 행사장 중 하나로 선정됐고, 교회 측은 "이번에 처음으로 축제의 중심 행사장으로 설정돼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을 위해 맥주 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회의 닉 위도우스 목사는 맥주 바 설치에 대해 "교회에 오는 모든 부류의 사람들을 우리가 환영하는 방식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지의 신도들은 교회의 오랜 역사에 먹칠하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일부 신도들은 "이곳은 신의 집이지 펍이 아니다", "신앙을 위해 숨진 이들의 기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위도우스 목사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우리 신도 중 소수는 맥주 기계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지만, 이는 일시적일 뿐"이라면서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 뭘 하든 보편적으로 환영받고 수용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