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화하는 도시농업, 가치도 쑥쑥
2030세대 사이에서 원예 활동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려식물, 플랜테리어, 풀멍 같은 신조어도 유행하고 있다. 집 안팎에서 식물을 가꾸는 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도시농업 활동’이 될 것이다.

우리 법에서 말하는 도시농업의 정의는 ‘도시지역에 있는 토지, 건축물, 다양한 생활공간을 활용해 농작물을 재배하거나 나무나 꽃을 재배하는 행위 또는 농업의 다차원적 가치를 활용한 건강증진, 체험, 여가 등의 활동’을 의미한다. 2011년 도시농업법이 제정되고, 이듬해 시행된 제1, 2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통해 우리 도시농업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최근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도시농부는 현재 200만 명을 넘어섰고 텃밭 면적은 1052㏊로 늘었다. 이는 축구장 약 1500개 규모다.

사실 도시농업이 시작될 때만 해도 농업 분야에서 일부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농산물을 구매해야 할 도시민이 텃밭에서 도시농업을 한다면 농가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농촌진흥청이 도시농업을 경험한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시농업을 통해 농사를 경험해 본 사람들은 농산물을 더 가치 있게 여겨 오히려 농산물 소비에 적극성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활동이 늘었고 편식도 하지 않았다. 이는 도시농업이 사람 수나 땅의 넓이만으로 담지 못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와 의미를 지녔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도시농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효용 가치를 지니는지,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농업경제학회 전문가들과 함께 가치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도시농업의 가치는 5조2367억원으로 나타났다. 체험 등에 의한 농산물 소비 증가 효과와 농자재, 일자리 창출 등 산업 파급 효과는 총 3조1090억원에 달했다. 건강 증진, 공동체 회복, 문화와 복지 그리고 교육적 측면에서는 약 1조34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태적 가치, 정화와 미화 효과 측면에서는 약 78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는 도시농업이 새로운 3차 5개년 종합계획을 시작하는 해다. 그동안의 성장이 양적인 부분에 치우쳤다면 이제는 우리 국민이 더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모습으로 질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 농촌진흥청은 농업 연구를 선도하는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도시농업을 만들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고객인 도시농부들과 끊임없는 소통과 교류를 이어갈 계획이다. 옛말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10년 후 도시농업의 또 다른 미래를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