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위대한 회사 되기 위한 필수 가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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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검색 외에도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의 친환경성을 제고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ESG를 기반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만의 차별화된 ESG 경영 체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
[한경ESG] 리딩 기업의 미래 전략 - 네이버
네이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위대한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필수 가치로 인식한다. 중소상공인, 창작자 등 파트너들과 상생을 추구하며 플랫폼으로 이들의 성장을 돕고 인공지능 기술로 이 모든 과정을 고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뿐 아니라 로보틱스, 모빌리티 등 미래 기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2020년 수립한 7대 ESG 경영 전략을 정비하며 가치 창출 플랫폼 구축, 파트너 성장 지원, 넷제로 달성 등 핵심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친환경 물류(풀필먼트) 서비스의 도심 확장, 플랫폼을 활용한 상생 활동, 차기 친환경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자문서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등 차별화된 프로젝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동아 네이버 ESG 정책 책임리더와 만나 ESG 전략에 대해 들었다.
- ESG 전담 부서 명칭을 ‘그린 임팩트팀’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나요.
“네이버는 매일 수천만 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입니다. B2C 영향력이 큰 기업이므로 임팩트라는 표현이 필연적 단어로 다가옵니다. 환경문제도 본격화되고 있죠. 그래서 팀 이름을 그린 임팩트로 정했습니다. 그린 임팩트는 ESG 핵심 부서입니다. 전사적 ESG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합니다. 과제 추진 현황을 기반으로 ESG 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기도 합니다. ESG 워킹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사내 독립 기업(CIC) 등 각 사업부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2020년에 수립한 7대 ESG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경영진 KPI를 만들어 관리하기 시작했고, 최근 이를 공개했습니다. 올해는 경영진의 ESG 성과를 보고하고, 이를 경영진이 논의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영진의 성과에 ESG를 반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하부조직 관점에서는 40여 명으로 이루어진 ESG 워킹그룹 구성이 끝났고, 개별 조직이 각자 KPI를 토대로 ESG 경영을 추진하는 체계가 완성됐습니다.”
- 7대 ESG 전략 재정비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장기적 방향은 그대로 가되 세부 과제를 시대 상황에 맞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친환경 커머스로 ESG 가치 창출 플랫폼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네이버 지도에서도 그런 기회의 영역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환경 측면에서 보면 전자 문서 고지서도 의미가 큽니다. 제3자 검증을 받아보니 1300톤 정도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죠.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생긴 효과가 ESG 경영에서 기회요인이 되고 있어 그런 부분을 시대 상황에 맞게 반영 중입니다.”
- 팀 구성 1년 만인 2021년 MSCI 최상위(AAA) 등급 평가를 받았는데요.
“네이버는 매년 바뀌는 휘발성 전략이 아니라 7대 전략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7대 전략에 따른 중장기 목표와 실행 계획을 수립해 공개하고, 매년 실적을 관리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환경 부문의 중요성을 일찍 인지하고 본사, 각 춘천, 제2사옥 1784 등에 당시 가능한 최고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각 춘천은 2013년에 준공되었음에도 세계 최초로 국제적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습니다. 사회 부문에서도 일찍부터 상생의 가치를 중시해 2016년부터 ‘프로젝트 꽃‘을 통해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를 다방면으로 지원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협력사 ESG 리스크를 진단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 2020년 첫 ESG 보고서를 낼 때부터 통합 보고서로 만든 이유는 뭔가요.
“ESG 경영은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수치화가 중요합니다. ESG 공시 의무화 시대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죠. 그래서 ESG 공시를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사업과 연계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과 달리 ESG는 분명한 지향점과 규범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유 홍보식으로 흐르는 트렌드가 있어 나름대로 양식을 만들고 규격화한 거죠. 모든 데이터는 최종적으로 객관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ESG 통합 보고서는 그러한 과정으로 가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플랫폼을 활용한 상생이 돋보입니다.
“대표적으로 프로젝트 꽃이 있습니다. 한국의 SME를 지원하는 일종의 총체적 시스템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프로젝트 꽃은 아주 초기부터 SME의 불편한 지점을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창업 교육, 자금 지원, 홍보, 커머스 시스템 사용 등을 회사에서 도와주는 집합적 프로그램입니다. 유통과 마케팅 외에도 배송이 완료된 다음 날 대금의 100%를 수수료 없이 정산하는 ‘빠른정산’ 서비스,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1·2 금융권 제휴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사업자 대출 서비스, 창업·세무·노무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금융센터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해 SME를 돕고 있습니다. 플랫폼 파트너를 돕는 활동을 10년간 꾸준히 수행해온 거죠. ESG 가치가 DNA로 녹아들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신사업 중 ESG와 밀접한 서비스가 있나요.
“네이버의 AI 솔루션은 ‘모두를 위한 AI’를 표방합니다. 올 하반기에 공개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생성형 AI 검색 ‘Cue’를 통해 블로그나 지식인 등 창작자들이 느끼는 창작의 장벽을 낮추고자 합니다. 커머스 광고주에게는 최적화된 광고 운영을 도와주는 AI 기반의 광고 상품이나 스마트 스토어 운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도 내부적으로는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 측면이 고려되었습니다. 이용자 간 거래하는 C2C 영역은 자원의 재활용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런 방식의 소비나 구매를 중요한 가치로 삼는 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포쉬마크 인수는) 장기적 비즈니스모델로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
- 올해 그린 커머스 보고서를 별도로 냈는데요.
“커머스 영역에서 친환경을 실천한 것은 2년 정도 됩니다. 2022년 친환경 상품 발굴부터 친환경 유통망 구축까지 아우르는 ‘그린 커머스 플랫폼 생태계’를 구체화했습니다. 그 부분이 어느 정도 재무적 성과 외 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그린 커머스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그린 브랜드, 친환경 배송 환경 조성사업, 친환경 포장재 지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친환경은 크게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를 전환하는 테마가 하나 있고, 리사이클링이 또 하나의 강력한 테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SK케미칼과 함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일종의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재활용 플라스틱 가공 기술이 없어 상품화하기 어려운 판매자와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 친환경 물류 체계 구축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습니까.
“물류 서비스에도 AI 기술이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택배 차량은 경로에 따라 탄소배출량이 다릅니다. AI를 기반으로 빠르게 목적지에 찾아가면서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경로를 찾고 있습니다. 이를 SK에너지와 공동개발 중입니다. 친환경 물류 거점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천이나 용인의 대형 물류센터가 아니더라도 클라우드 시스템처럼 SK에너지의 도심 주유소 부지 등에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구축할 수 있죠. 결국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활동을 사업화하는 것이 지향점이기에 전기차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처럼 친환경 운송의 다양한 분야를 사업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큰 과제인데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알기 때문에 건축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합니다. 이미 준공해서 10여 년 동안 가동했던 각 춘천을 사례로 설명하면, 13년 전 각 춘천을 기획할 때 당시의 보통 데이터센터 PUE(전력효율지수, 데이터센터 총전력량을 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좋은 데이터센터로 평가)는 평균 2.0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 당시 가능한 첨단 친환경 기술을 많이 도입했고, 그 결과 국제적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LEED 플래티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PUE는 1.1로 국내에서는 단연 1위입니다. 만약 그냥 기존대로 건축했으면 0.9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했을 것입니다.”
- PPA의 활용을 시작했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지난해 처음으로 엔라이튼과 제2사옥 1784에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PPA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40 카본 네거티브 달성을 위한 계획의 일환이죠. 현재 1784 전체 에너지 중 15% 정도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합니다. 크게 보면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이를 재생에너지로 보완하는 거죠. 2040년이 카본 네거티브 목표 연도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다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송배전망 이용료를 반드시 내야 하는데, 망 이용료가 에너지 비용 대비 너무 높은 수준이에요. RE100(재생에너지 100%) 추진 기업은 제한적이고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별도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산업용 요금제가 따로 있는 것처럼,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나서는 기업을 배려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올해 ESG 보고서에서도 이중 중대성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이중 중대성 평가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까지 평가를 돌이켜보면, 이중 중대성 평가(지속가능성 사안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평가)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의미는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방법론 자체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실시하면서 조금씩 고도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일종의 트레이닝이 필요한 영역으로 보입니다. 로직 자체가 낯설기도 하죠. 매년 이중 중대성 평가를 해보고 작은 것이라도 발견되면 공유하면서 대비해야 할 부분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 최근 확정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공시기준은 어떻게 보십니까.
“ISSB 기준은 보고 기업의 범위를 재무제표와 동일하게 연결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연결 기준을 놓고 볼 때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은 ESG 영역에서 괴리가 큽니다. 한국은 연결 기준 적용이 자율적인 반면, 미국은 연결 기준이 기본이었죠. 국내에서는 연결 기준에 맞게 제대로 공시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느낍니다. 실무적으로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죠. 다만 네이버는 앞서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장보다 조금 빠르게 공시를 해왔고, ISSB도 마찬가지로 접근할 계획입니다.”
- 스코프 3 배출량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스코프 3(공급망을 포함한 총외부배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첫걸음으로 네이버의 스코프 3 배출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 인프라 구매, 투자 부문의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내부 탄소가격제 TF를 발족했습니다. 구매나 투자 진행 시 탄소가격을 고려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임직원의 기후변화 인식 개선과 함께 탄소배출량 감축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2023년 일부 영역부터 내부 탄소가격제를 적용할 계획이며, 추후 회사 전반의 구매· 투자의사 결정으로 이를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다만, 커머스 부문에서 중소상공인 영역은 네이버가 물건을 사입해 파는 형태가 아니기에 스코프 3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 일부 IT 기업은 데이터 사용 배출량을 계산하기도 하는데요.
“이 영역은 내부 탄소가격제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IT 기업의 서비스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구분 회계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실제 클라우드 고객에게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온실가스배출이 저감된다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세종시청은 내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온실가스배출량이 90% 이상 줄었습니다.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 네이버의 ESG를 한마디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철학적 영역이지만, 내부적으로 네이버에 ESG는 그레이트 기업(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 가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레이트 컴퍼니가 되려면 돈만 잘 번다고 되는 게 아니고 회사의 기업활동으로 인해 어딘가 훼손되는 영역이 있으면 그 부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흔히 말하는 상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ESG적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대담 장승규 편집장
정리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
인공지능뿐 아니라 로보틱스, 모빌리티 등 미래 기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플랫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2020년 수립한 7대 ESG 경영 전략을 정비하며 가치 창출 플랫폼 구축, 파트너 성장 지원, 넷제로 달성 등 핵심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친환경 물류(풀필먼트) 서비스의 도심 확장, 플랫폼을 활용한 상생 활동, 차기 친환경 데이터센터 ‘각 세종’, 전자문서를 활용한 온실가스 감축 등 차별화된 프로젝트도 눈여겨볼 만하다. 임동아 네이버 ESG 정책 책임리더와 만나 ESG 전략에 대해 들었다.
- ESG 전담 부서 명칭을 ‘그린 임팩트팀’이라고 정한 이유가 있나요.
“네이버는 매일 수천만 명이 이용하는 플랫폼입니다. B2C 영향력이 큰 기업이므로 임팩트라는 표현이 필연적 단어로 다가옵니다. 환경문제도 본격화되고 있죠. 그래서 팀 이름을 그린 임팩트로 정했습니다. 그린 임팩트는 ESG 핵심 부서입니다. 전사적 ESG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합니다. 과제 추진 현황을 기반으로 ESG 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기도 합니다. ESG 워킹그룹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사내 독립 기업(CIC) 등 각 사업부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 올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2020년에 수립한 7대 ESG 경영 전략을 재정비하고 경영진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결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경영진 KPI를 만들어 관리하기 시작했고, 최근 이를 공개했습니다. 올해는 경영진의 ESG 성과를 보고하고, 이를 경영진이 논의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경영진의 성과에 ESG를 반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하부조직 관점에서는 40여 명으로 이루어진 ESG 워킹그룹 구성이 끝났고, 개별 조직이 각자 KPI를 토대로 ESG 경영을 추진하는 체계가 완성됐습니다.”
- 7대 ESG 전략 재정비는 어떻게 진행됐나요.
“장기적 방향은 그대로 가되 세부 과제를 시대 상황에 맞게 개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친환경 커머스로 ESG 가치 창출 플랫폼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이제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네이버 지도에서도 그런 기회의 영역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환경 측면에서 보면 전자 문서 고지서도 의미가 큽니다. 제3자 검증을 받아보니 1300톤 정도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대한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죠. 오프라인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면서 생긴 효과가 ESG 경영에서 기회요인이 되고 있어 그런 부분을 시대 상황에 맞게 반영 중입니다.”
- 팀 구성 1년 만인 2021년 MSCI 최상위(AAA) 등급 평가를 받았는데요.
“네이버는 매년 바뀌는 휘발성 전략이 아니라 7대 전략을 바탕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7대 전략에 따른 중장기 목표와 실행 계획을 수립해 공개하고, 매년 실적을 관리하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환경 부문의 중요성을 일찍 인지하고 본사, 각 춘천, 제2사옥 1784 등에 당시 가능한 최고 친환경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각 춘천은 2013년에 준공되었음에도 세계 최초로 국제적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LEED 플래티넘 등급을 받았습니다. 사회 부문에서도 일찍부터 상생의 가치를 중시해 2016년부터 ‘프로젝트 꽃‘을 통해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를 다방면으로 지원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협력사 ESG 리스크를 진단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 2020년 첫 ESG 보고서를 낼 때부터 통합 보고서로 만든 이유는 뭔가요.
“ESG 경영은 객관적이고 공식적인 수치화가 중요합니다. ESG 공시 의무화 시대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죠. 그래서 ESG 공시를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사업과 연계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과 달리 ESG는 분명한 지향점과 규범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유 홍보식으로 흐르는 트렌드가 있어 나름대로 양식을 만들고 규격화한 거죠. 모든 데이터는 최종적으로 객관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ESG 통합 보고서는 그러한 과정으로 가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플랫폼을 활용한 상생이 돋보입니다.
“대표적으로 프로젝트 꽃이 있습니다. 한국의 SME를 지원하는 일종의 총체적 시스템이라고 설명하고 싶습니다. 프로젝트 꽃은 아주 초기부터 SME의 불편한 지점을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창업 교육, 자금 지원, 홍보, 커머스 시스템 사용 등을 회사에서 도와주는 집합적 프로그램입니다. 유통과 마케팅 외에도 배송이 완료된 다음 날 대금의 100%를 수수료 없이 정산하는 ‘빠른정산’ 서비스,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1·2 금융권 제휴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사업자 대출 서비스, 창업·세무·노무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금융센터 등 각종 서비스를 통해 SME를 돕고 있습니다. 플랫폼 파트너를 돕는 활동을 10년간 꾸준히 수행해온 거죠. ESG 가치가 DNA로 녹아들었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 신사업 중 ESG와 밀접한 서비스가 있나요.
“네이버의 AI 솔루션은 ‘모두를 위한 AI’를 표방합니다. 올 하반기에 공개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생성형 AI 검색 ‘Cue’를 통해 블로그나 지식인 등 창작자들이 느끼는 창작의 장벽을 낮추고자 합니다. 커머스 광고주에게는 최적화된 광고 운영을 도와주는 AI 기반의 광고 상품이나 스마트 스토어 운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도 내부적으로는 친환경 비즈니스 확대 측면이 고려되었습니다. 이용자 간 거래하는 C2C 영역은 자원의 재활용 관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런 방식의 소비나 구매를 중요한 가치로 삼는 세대가 늘고 있습니다. (포쉬마크 인수는) 장기적 비즈니스모델로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됩니다.”
- 올해 그린 커머스 보고서를 별도로 냈는데요.
“커머스 영역에서 친환경을 실천한 것은 2년 정도 됩니다. 2022년 친환경 상품 발굴부터 친환경 유통망 구축까지 아우르는 ‘그린 커머스 플랫폼 생태계’를 구체화했습니다. 그 부분이 어느 정도 재무적 성과 외 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그린 커머스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그린 브랜드, 친환경 배송 환경 조성사업, 친환경 포장재 지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친환경은 크게 기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를 전환하는 테마가 하나 있고, 리사이클링이 또 하나의 강력한 테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SK케미칼과 함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일종의 프로세스를 만들었습니다. 이를 재활용 플라스틱 가공 기술이 없어 상품화하기 어려운 판매자와 연결해주고 있습니다.”
- 친환경 물류 체계 구축은 어떻게 접근하고 있습니까.
“물류 서비스에도 AI 기술이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예를 들어 택배 차량은 경로에 따라 탄소배출량이 다릅니다. AI를 기반으로 빠르게 목적지에 찾아가면서도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경로를 찾고 있습니다. 이를 SK에너지와 공동개발 중입니다. 친환경 물류 거점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이천이나 용인의 대형 물류센터가 아니더라도 클라우드 시스템처럼 SK에너지의 도심 주유소 부지 등에 풀필먼트 물류센터를 구축할 수 있죠. 결국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활동을 사업화하는 것이 지향점이기에 전기차 이용자를 위한 서비스처럼 친환경 운송의 다양한 분야를 사업 영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큰 과제인데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가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 알기 때문에 건축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합니다. 이미 준공해서 10여 년 동안 가동했던 각 춘천을 사례로 설명하면, 13년 전 각 춘천을 기획할 때 당시의 보통 데이터센터 PUE(전력효율지수, 데이터센터 총전력량을 IT 장비 전력량으로 나눈 값, 1에 가까울수록 전력 효율이 좋은 데이터센터로 평가)는 평균 2.0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무조건 줄여야 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 당시 가능한 첨단 친환경 기술을 많이 도입했고, 그 결과 국제적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LEED 플래티넘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 데이터센터의 PUE는 1.1로 국내에서는 단연 1위입니다. 만약 그냥 기존대로 건축했으면 0.9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했을 것입니다.”
- PPA의 활용을 시작했는데, 어려움은 없나요.
“지난해 처음으로 엔라이튼과 제2사옥 1784에 재생에너지를 도입하는 PPA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40 카본 네거티브 달성을 위한 계획의 일환이죠. 현재 1784 전체 에너지 중 15% 정도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합니다. 크게 보면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이를 재생에너지로 보완하는 거죠. 2040년이 카본 네거티브 목표 연도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리라 봅니다. 다만,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영역이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해 송배전망 이용료를 반드시 내야 하는데, 망 이용료가 에너지 비용 대비 너무 높은 수준이에요. RE100(재생에너지 100%) 추진 기업은 제한적이고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들을 위한 별도 요금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산업용 요금제가 따로 있는 것처럼,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환에 나서는 기업을 배려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올해 ESG 보고서에서도 이중 중대성 평가를 실시했습니다. 이중 중대성 평가가 여전히 의미 있다고 보십니까.
“지금까지 평가를 돌이켜보면, 이중 중대성 평가(지속가능성 사안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의 경영활동이 환경,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평가)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의미는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방법론 자체는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실시하면서 조금씩 고도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일종의 트레이닝이 필요한 영역으로 보입니다. 로직 자체가 낯설기도 하죠. 매년 이중 중대성 평가를 해보고 작은 것이라도 발견되면 공유하면서 대비해야 할 부분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 최근 확정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공시기준은 어떻게 보십니까.
“ISSB 기준은 보고 기업의 범위를 재무제표와 동일하게 연결 기준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연결 기준을 놓고 볼 때 미국 기업과 한국 기업은 ESG 영역에서 괴리가 큽니다. 한국은 연결 기준 적용이 자율적인 반면, 미국은 연결 기준이 기본이었죠. 국내에서는 연결 기준에 맞게 제대로 공시하는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느낍니다. 실무적으로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죠. 다만 네이버는 앞서간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준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장보다 조금 빠르게 공시를 해왔고, ISSB도 마찬가지로 접근할 계획입니다.”
- 스코프 3 배출량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스코프 3(공급망을 포함한 총외부배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첫걸음으로 네이버의 스코프 3 배출량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 인프라 구매, 투자 부문의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내부 탄소가격제 TF를 발족했습니다. 구매나 투자 진행 시 탄소가격을 고려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죠. 이를 통해 임직원의 기후변화 인식 개선과 함께 탄소배출량 감축을 달성하고자 합니다. 2023년 일부 영역부터 내부 탄소가격제를 적용할 계획이며, 추후 회사 전반의 구매· 투자의사 결정으로 이를 확대해나갈 것입니다. 다만, 커머스 부문에서 중소상공인 영역은 네이버가 물건을 사입해 파는 형태가 아니기에 스코프 3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 일부 IT 기업은 데이터 사용 배출량을 계산하기도 하는데요.
“이 영역은 내부 탄소가격제의 영역에 가깝습니다. IT 기업의 서비스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을 구분 회계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는 거죠. 실제 클라우드 고객에게 클라우드를 사용하면 온실가스배출이 저감된다고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세종시청은 내부 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온실가스배출량이 90% 이상 줄었습니다. 궁극적으로 가야 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 네이버의 ESG를 한마디로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철학적 영역이지만, 내부적으로 네이버에 ESG는 그레이트 기업(위대한 기업)이 되기 위한 필수 가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레이트 컴퍼니가 되려면 돈만 잘 번다고 되는 게 아니고 회사의 기업활동으로 인해 어딘가 훼손되는 영역이 있으면 그 부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흔히 말하는 상생이 가능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ESG적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대담 장승규 편집장
정리 이승균 기자 cs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