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침체 맞아? 상승하는 원유 철광석 가격 [원자재 이슈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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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실물 경기 주목하는 원자재 시장 <1>
품목별로 엇갈리는 원자재 가격
2015년 중국 위기 땐 일제히 폭락
미국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주요 선진국들이 침체에 기로에 놓였다. 금속 원자재들은 전반적인 가격 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철광석과 국제 유가 등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원자재의 가격이 오른 게 중국의 내수 시장 때문인지 중국에서 가공돼 전 세계로 재수출하는 물량이 늘어나서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중국의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원자재 시장은 올들어 중국 이슈 때문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연초 미국 은행위기 등 충격 속에서도 중국의 코로나19 리오프닝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뚜껑을 열고선, 이내 실망감에 가격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는 위기에 몰리자 시장에 공포감마저 감돌았다. 이후 채권자들이 당장 손실은 피하기로 합의하며 부도 사태는 막았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자 4분기 들어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반짝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원자재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2015~2016년 중국의 주가 폭락 사태 때는 생산 과잉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철광석 가격이 t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졌었다. 반면 올해는 민간 최대 부동산 개발사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의 부도 위기에도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2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t당 121.5달러에 거래되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올해는 중국에서 1~7월 7.1% 감소한 부동산 투자 공백을 기계 제조업(15% 증가), 자동차 생산(12% 증가) 등이 메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컨설팅 업체인 캘러니시 커머더티는 냉장고와 세탁기와 같은 백색가전 제품 생산 증가도 원인으로 꼽았다. 철광석 기업 BHP그룹은 블룸버그통신에 "인프라, 전력 기계, 자동차, 해운의 견고한 수요가 신규 주택 착공과 건설 기계의 약세를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철도 등 인프라 건설 붐도 철광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의 철도에 대한 지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리서치 기업 미스틸은 선박, 교량, 풍력 터빈에 사용되는 후판에 대한 수요가 올해 첫 5개월 동안 8.1%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철광석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100달러 이상을 웃돌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어둡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 침체가 다른 부문의 침체를 불러와 결국 철강 가격 하락을 불러올 것이란 분석이다. 토마스 구티에레즈 캘러니시커머더티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부동산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알루미늄 역시 t당 2248달러로 연초 2295달러 대비 소폭 내린 수준이다. 인도네시아가 지난 6월부터 알루미늄의 원료 광석인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하지 않았다면 가격이 더 내렸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보크사이트 광물 생산량은 3000만t에 이르지만 현지 제련소의 소화 물량은 1400만t에 불과해 글로벌 알루미늄 물량 공급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구리와 알루미늄은 철광석과 달리 향후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알루미늄과 구리는 자동차, 비행기와 산업용 기계와 전자제품 등에 널리 쓰이며, 친환경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시설에도 대량으로 사용된다. 중국 때문이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 때문에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산업용 금속 전망 보고서에서 알루미늄은 공급 부족 때문에 가격이 올해 t당 2200달러 수준에서 2027년에는 36% 오른 t당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품목별로 엇갈리는 원자재 가격
2015년 중국 위기 땐 일제히 폭락
미국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주요 선진국들이 침체에 기로에 놓였다. 금속 원자재들은 전반적인 가격 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철광석과 국제 유가 등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원자재의 가격이 오른 게 중국의 내수 시장 때문인지 중국에서 가공돼 전 세계로 재수출하는 물량이 늘어나서인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중국의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원자재 시장은 올들어 중국 이슈 때문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연초 미국 은행위기 등 충격 속에서도 중국의 코로나19 리오프닝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뚜껑을 열고선, 이내 실망감에 가격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는 위기에 몰리자 시장에 공포감마저 감돌았다. 이후 채권자들이 당장 손실은 피하기로 합의하며 부도 사태는 막았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자 4분기 들어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들이 반짝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원자재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다.
철광석 가격은 왜 오르나
중국의 부동산 위기로 타격이 예상되는 대표적 원자재인 철광석은 오히려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전세계 철광석의 약 50%를 수입하며,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건설 부문에 쓰인다. 최근 내륙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건설 프로젝트가 감소하고, 상하이 종합주가지수는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철광석 선물은 지난주 t당 125달러까지 상승했다.2015~2016년 중국의 주가 폭락 사태 때는 생산 과잉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며 철광석 가격이 t당 40달러 이하로 떨어졌었다. 반면 올해는 민간 최대 부동산 개발사 컨트리가든(비구이위안)의 부도 위기에도 철광석 선물 가격은 지난 21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t당 121.5달러에 거래되는 등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올해는 중국에서 1~7월 7.1% 감소한 부동산 투자 공백을 기계 제조업(15% 증가), 자동차 생산(12% 증가) 등이 메꿨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컨설팅 업체인 캘러니시 커머더티는 냉장고와 세탁기와 같은 백색가전 제품 생산 증가도 원인으로 꼽았다. 철광석 기업 BHP그룹은 블룸버그통신에 "인프라, 전력 기계, 자동차, 해운의 견고한 수요가 신규 주택 착공과 건설 기계의 약세를 상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철도 등 인프라 건설 붐도 철광석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중국의 철도에 대한 지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리서치 기업 미스틸은 선박, 교량, 풍력 터빈에 사용되는 후판에 대한 수요가 올해 첫 5개월 동안 8.1%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철광석 가격이 단기적으로는 100달러 이상을 웃돌 것으로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전망이 어둡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중국의 부동산 부문 침체가 다른 부문의 침체를 불러와 결국 철강 가격 하락을 불러올 것이란 분석이다. 토마스 구티에레즈 캘러니시커머더티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는 부동산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바로미터 구리 알루미늄은 약세
구리와 알루미늄 등 경기 상황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원자재들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다만 원인이 중국 때문인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중국은 매년 구리 광석의 40~50%를 사들이지만 정제 후 반제품 및 완제품으로 제조해 상당 부분을 재수출한다. 21일 COMEX에서 구리 선물(12월 인도분) 가격은 파운드당 3.67달러에 마감하면서 지난 5월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등록된 구리 재고는 두 달 사이에 두 배 이상 증가해 작년 5월 이후 가장 많은 재고량을 기록중이다. 선물거래소 CME그룹의 '코퍼 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와 유럽의 구리 수요는 약세가 계속되는 반면 중국의 수요가 오히려 강세였다. 중국 주요 구리 가공업체의 동괴와 동봉 등 반제품 생산이 전년 대비 10~15%가량 늘어났다.알루미늄 역시 t당 2248달러로 연초 2295달러 대비 소폭 내린 수준이다. 인도네시아가 지난 6월부터 알루미늄의 원료 광석인 보크사이트 수출을 금지하지 않았다면 가격이 더 내렸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도네시아의 연간 보크사이트 광물 생산량은 3000만t에 이르지만 현지 제련소의 소화 물량은 1400만t에 불과해 글로벌 알루미늄 물량 공급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구리와 알루미늄은 철광석과 달리 향후 가격이 급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알루미늄과 구리는 자동차, 비행기와 산업용 기계와 전자제품 등에 널리 쓰이며, 친환경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시설에도 대량으로 사용된다. 중국 때문이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의 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 때문에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산업용 금속 전망 보고서에서 알루미늄은 공급 부족 때문에 가격이 올해 t당 2200달러 수준에서 2027년에는 36% 오른 t당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