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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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뉴욕증시에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종목들의 주가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행보로 인해 투자 수요가 냉각됐기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뉴욕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주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ARM 주가는 장중 49.85달러선까지 떨어졌다. 공모가(51달러)를 밑돈 것이다. 이후 반전 상승하며 52.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ARM은 지난 14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첫날 24.86% 폭등하며 63.59달러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이날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하루 거래량도 상장 첫날 1억 3053만달러에서 1498만달러까지 감소했다.

지난 19일 나스닥 시장에 들어선 식료품 배달회사 인스타카트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30달러)보다 40% 높은 42.95달러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연이틀 하락하며 21일 30.65달러에 마감했다.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기업인 클라비요도 지난 20일 IPO 직후 9.2% 상승했다. 다음날에는 2.93% 상승한 33.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이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CNBC는 "지난 21개월간 얼어붙었다 최근 부활한 IPO 시장의 성적으로는 전혀 고무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신규 상장주가 부진한 배경엔 Fed의 통화정책이 있다. 전날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동시에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다. 금리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방침이다. Fed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행보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내 유동성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자 일부 비상장사들은 IPO 계획을 미루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보다 현재의 수익성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자본을 수혈해 사업을 확장하려는 스타트업이나 자금 회수하려는 벤처캐피털(VC) 입장에선 악조건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신규 상장주에 대한 공모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탓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자본 시장이 장기간 휴면 상태를 유지한 탓에 공모에 대한 관심이 커져 과대 평가됐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적정 가치를 명확히 측정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기업 자문 전문 로펌인 데비보이스 앤드 플림턴의 에릭 위에르겐스 파트너는 "투자자들이 벨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자체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상장 이후에도 수개월 간 기업가치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