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올 차례상엔 사과 대신 샤인머스켓 어떠세요?" [사진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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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림동 사진관'에 쓰여진 기사는 한국경제신문 지면에 반영된 기사를 정리했습니다.
추석 앞두고 과일값 폭등
"날씨가 한창 더웠던 8월 중순까지만 해도 대추가 엄청나게 크게 자랐는데, 이달 들어 잦은 비로 속이 다 썩어버렸습니다. 서둘러 수확했지만, 상(上)품은 거의 없고, 절반은 갖다 버린 것 같아요."(경기도 용인 농민 김모씨) 지난달 말부터 형성된 비구름이 이달들어 장기간 비를 뿌리면서 '가을장마'가 추석 식탁 물가의 변수로 떠올랐다.사과는 도매시장에서 작년 대비 44.8%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평년보다 봄철 밤 기온이 낮아 꽃이 제대로 피지 못했고, 여름에는 탄저병이 돌았기 때문이다. 차례상에 주로 올리는 홍로 상(上)품은 소매시장에서 개당 2904원에 팔린다. 신고 배는 상품이 개당 2768원 수준이다. 차례상에 배 3개와 사과 3개를 올리면 2만원가량 드는 셈이다.
과일 부담이 커지자 재배농가 증가로 시세가 하락한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을장마'에 최악의 과일 작황
최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전라, 충청, 부산 등에 잇달아 호우특보가 내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일 오후3시 가동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오후8시부터 2단계로 격상하고, 위기 경보 수준도 '경계' 단계로 올렸다.비는 이달 중순 들어 멈추지 않고 오락가락 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전국 주요 산지에선 농민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사과 등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 농가가 특히 그렇다. 사과는 지난 7월 태풍 '카눈'이 주산지인 경상도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1차 타격을 받았다. 이어 고온다습한 날씨의 영향으로 탄저병까지 돌아 피해가 속출했다. 계속되는 이상기후로 대형 유통업체 바이어에겐 '대체 산지 확보'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SSG닷컴은 탄저병으로 사과 출하가 작년보다 일찍 중단 될 것을 고려해 대체 품종인 '아리수'를 확보했다. 롯데백화점은 경상·전라도 뿐만 아니라 천안, 화성 등 충청·경기까지 사과·배 거래 지역을 확대했다.
"추석 때까지 계속 오를 듯"
최악의 작황으로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일부 과일값은 추석 연휴가 시작될때까지 상승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사과 1KG 도매가격은 지난주보다 27.5%, 작년보다는 124.9% 급등한 6884원에 거래를 마쳤다.한 대형마트 과일 담당 바이어는 "선물 세트 및 제수용 수요가 늘어 주요 과일 시세는 더 오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