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이고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고공비행하던 엽채류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가을의 문턱에 접어들면서 일조량이 늘어 공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한풀 꺾인 더위…상추·깻잎 가격 안정세
22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상추는 도매시장에서 ㎏당 4177원으로 지난주보다 25.1% 저렴하게 거래됐다. 부추와 깻잎 도매가격도 각각 전주 대비 37.2%, 34.2% 하락했다. 이는 여름철이 시작되기 이전 수준 가격이다.

엽채류는 주로 여름에 가격이 폭등하는 경향을 보인다. 여름 휴가철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급증하는데 장마와 폭염 등으로 품질은 저하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엽채류는 파종부터 수확까지 약 30일밖에 안 걸릴 정도로 빨리 자라는 작물”이라며 “이번 주부터 더위가 가시고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달 전(8월 19일) 도매가가 ㎏당 9102원까지 치솟았던 파프리카는 전날 3579원으로 떨어져 가격이 고점 대비 60.6% 하락했다. 파프리카 역시 7~8월 긴 장마로 일조량이 부족해 정상품 비율이 급감했다가 최근 기온 하강으로 출하량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한 대형마트 채소 담당 바이어는 “10월 중순 이후 호남·영남 남부 지역에서 동절기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