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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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칼국수도 특별한 날에나 먹을 수 있겠네요.”

최근 집 근처 칼국수 맛집을 찾은 직장인 김모 씨(32)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얼마 전 1만3000원이었던 칼국수 값이 1만4000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칼국수 한 그릇에 1만원이 훌쩍 넘는 걸 보니 물가 상승이 체감이 된다”며 “물가 오름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곧 2만원대에 육박할 것 같은데 이젠 밖에서 칼국수 한 그릇도 마음 편하게 먹기는 어렵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명동시내에 놓인 식당 메뉴 가격표.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시내에 놓인 식당 메뉴 가격표. /사진=연합뉴스
외식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자장면 평균 가격은 7000원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비빔밥은 1만원을 돌파했으며 삼계탕은 1만7000원에 육박하고 있다.

24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8개 대표 외식 품목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많게는 10% 이상 뛰었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자장면이다. 지난해 8월 평균 6300원이던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올해 8월 6992원으로 11% 뛰었다. 주요 서민 외식비 중 자장면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오른 이유는 지난 1년간 식용유와 밀가루, 양파, 설탕 등 주재료 가격이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등에서 판매하는 백설 식용유 1.5ℓ 제품의 평균 가격은 6203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 가격(4928원)보다 25.9% 상승했다. 곰표 밀가루 1㎏ 가격도 같은 기간 17.8% 올라 1803원으로 조사됐고, 양파 1.5㎏ 가격도 4821원으로 지난해보다 6.7%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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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은 1만5462원에서 1만6846원으로 9%, 비빔밥은 9654원에서 1만423원으로 8% 각각 올랐다. 칼국수는 6.4% 오른 8962원으로 9000원에 가까워졌다. 지난해 8월 처음 3000원을 넘었던 김밥 가격은 계속 올라 3215원으로 1년 새 5.5% 상승했다. 냉면(6.96%), 김치찌개 백반(4.85%), 삼겹살 200g(4.28%) 등도 모두 값이 올랐다.

실제로 4인 가구가 외식으로 삼겹살을 사 먹으면 10만원에 육박한다. 삼겹살(200g) 가격은 서울 기준(1만9150원) 거의 2만원에 다다르면서 삼겹살 한 근으로 3명이 먹는다고 가정하면, 4인 가구 기준 삼겹살 가격만 7만6600원으로 계산된다. 여기에 상추, 고추, 양파 등이 채소 값도 올랐다는 점을 반영하면, 4인 가구 기준 ‘삼겹살 10만원 시대’가 현실이 된 셈이다.

다소비 가공식품 32개 품목 중에서는 설탕(14.7%)과 치즈(13.6%), 콜라(6.3%) 등 18개 품목의 8월 가격이 전달보다 올랐다. 설탕은 주요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가격이 인상됐고, 콜라와 치즈는 유통업계 할인행사 변동 영향을 받았다. 서울 거주 직장인 박모 씨(31)는 “요즘은 기념일에도 가족 외식 대신 고기를 사와 집에서 구워 먹는 식으로 직접 해먹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