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백설공주·라푼젤…디즈니 만화 원조는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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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동화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오토 우벨로데 그림 / 전영애·김남희 옮김
민음사 / 1708쪽│5만원
140년 만에 '그림 동화' 완역
그림 형제 생전의 '마지막 7판'
신데렐라 등 이야기 200편 담겨
번역자가 직접 구연 동영상 찍어
"세상의 지혜 담긴 종합선물세트"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오토 우벨로데 그림 / 전영애·김남희 옮김
민음사 / 1708쪽│5만원
140년 만에 '그림 동화' 완역
그림 형제 생전의 '마지막 7판'
신데렐라 등 이야기 200편 담겨
번역자가 직접 구연 동영상 찍어
"세상의 지혜 담긴 종합선물세트"

그림 형제는 1812년 제1권, 1815년 제2권을 발표한 후 여러 차례 수정본을 냈다. 생전 마지막 수정본은 1857년 발표한 7판이다. 이 <그림 동화> 최종 판본을 민음사가 완역으로 출간했다. 표지에 금박을 멋스럽게 입힌 양장본 두 권으로 총분량은 1700쪽이 넘는다. 이야기 200편이 담겼다. 한국판 정본이라고 할 만하다.
![[책마을] 백설공주·라푼젤…디즈니 만화 원조는 이 책](https://img.hankyung.com/photo/202309/AA.34591729.1.jpg)
동양 여성 최초로 독일 최고 문화훈장 ‘괴테 금메달’을 받은 전영애 서울대 명예교수가 1권과 2권 일부 번역을 맡았다. 김남희 경북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2권 번역에 참여했다. 스위스 민담·동화 연구자 알프레드 메설리 전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가 전 교수와 김 교수에게 “오래도록 연구해온 <그림 동화>를 한국에서 원형 그대로, 좋은 번역가의 손을 거쳐 출간됐으면 한다”고 부탁하면서 시작된 작업이다.
전 교수는 지난 18일 출간 기념으로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들꽃이 많이 피어있는 벌판 하나를 저 혼자 발견해서 어딘가 숨겨두고 있는 듯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남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번역한 설렘을 전하는 말이었다. “이제 책이 나왔으니 (들꽃들의 벌판을) 가꿔나가야죠? 그러면 또 누군가 만나겠죠.”
국내 최고 괴테 연구가로 알려진 전 교수는 ‘괴테 할머니’로 변신했다. 직접 <그림 동화> 속 이야기 24편을 구연하고 영상으로 촬영했다. 책 속에 이 영상으로 연결되는 QR코드를 심어놨다. 휴대폰 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전 교수의 유튜브 채널 ‘괴테할머니tv’로 넘어가 어린이 독자도 책을 쉽게 즐길 수 있다.
전 교수는 추천하고 싶은 동화 가운데 하나로 ‘무서움을 배우러 나선 소년 이야기’를 꼽았다. 그는 “제가 이렇게 <그림 동화>를 번역하게 될 줄 모르고 아주 옛날에 제 아이들을 위해 혼자 번역해 들려주곤 하던 이야기”라고 했다.
번역에 참여한 김 교수는 <그림 동화>를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라고 표현했다. “종교나 도덕적 가치가 담겨 있는 이야기도 있고, 자연 현상에 대한 설명도 해줘요. 세상에는 미처 설명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어요. 어떨 때는 길고 어떨 때는 시적인 이야기가 있죠. 모든 지혜가 다 들어가 있는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메설리 교수는 “이 책의 초판 원제는 ‘아이들과 가정을 위한 이야기’”라며 “가정이라는 건 어른까지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록된 이야기를 하루에 한 편씩 읽어나가는 방법을 추천했다. “하루에 한 편만 읽어보세요, ‘나’라는 존재와 세상을 좀 더 넓게 이해하게 될 겁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