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떨어졌지만, 주가 반등 실패한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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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31%, S&P500 -0.23%, 나스닥 -0.09%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34%(-4.6bp), 2년물 5.11%(-3.8bp)
22일(미 동부시간) 먼저 개장한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연 4.5%를 돌파했습니다.
다행히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금리 상승세는 꺾였습니다. BOJ는 성명서를 통해 "인내심을 갖고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국내 및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해 "매우 높은 불확실성"이라는 문구를 두 번이나 사용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추가 완화 조치를 주저하지 않겠다”라면서 성명서를 마무리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도 "마이너스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금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책 전환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없었습니다. BOJ는 선진국 중앙은행 중 홀로 완화를 유지해왔는데요. 일본의 물가가 3%를 웃돌고 있고, 엔화가 큰 폭 하락하자 채권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 등을 조정하지 않겠냐는 일부 관측이 있었지요. 하지만 오늘도 정책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뭔가 변화를 줬다면 미 국채 금리는 추가 상승했을 수 있습니다. 일본은 미 국채 시장의 가장 큰 해외 투자자인데, 일본 내 금리가 오른다면 일본인들이 자국 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채권 글로벌 헤드는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은 수십 년 동안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모태였다. 그런데 일본의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되고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는 자국 시장으로 장기적으로 복귀할 수 있어 걱정된다. 이는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넘어갔지만, BOJ에 대한 압력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일본 엔화는 추가 하락했습니다. 미 달러 대비 0.5% 안팎 떨어진 148.2엔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미셸 헤드는 "엔화가 1달러당 150엔 이상으로 가치가 떨어지면 BOJ는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엔화 가치 하락은 (에너지 등 수입 물가를 높여) 일본은행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인플레이션을 가져오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의 근원 CPI는 8월 전년 대비 3.1% 올라 17개월 연속 BOJ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국채 발행이 금리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면서 미 재무부가 채권 바이백(buy back)에 나설 것이란 뉴스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조시 프로스트 재무부 차관보가 "국채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큰 시장으로 유지되게 하려고 바이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를 되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늘 아침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자 뉴욕 증권시장의 주요 지수는 0~0.4% 수준의 강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 45분 S&P 글로벌이 발표한 9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0.1로 8월 50.2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제조업 PMI는 48.9로 8월 47.9보다 상승했지만, 서비스업 PMI는 50.2로 8월 50.5보다 떨어졌습니다. 제조업 지수는 올랐지만, 여전히 위축 국면(50 이하)이고, 미국 경제의 중심을 이루는 서비스업은 추가 둔화한 것이죠. 서비스업 PMI는 8개월 만에 최저입니다. S&P 글로벌은 "9월 PMI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수요 여건과 관련한 걱정을 더한다. 서비스업은 신규 주문 증가 속도가 위축되면서 더 많은 모멘텀을 잃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제가 약간 둔화했다는 소식에 금리는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경제가 예상보다 강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이었는데, 둔화한다면 덜 매파적이길 기대할 수 있겠지요. 오후 4시께 10년물 수익률은 4.6bp 내린 4.434%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3.8bp 하락한 5.11%를 기록했습니다. 금리가 내림세를 보이자 주요 지수는 한때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한때 1%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오안다는 "오늘 채권시장 회복은 공매도했던 트레이더들의 차익실현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를 향한 명확한 궤도에 들어갈 때까지 금리가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를 운영하는 유명 투자자 빌 애커먼은 지난 8월 3일 "탈세계화, 높은 국방비, 에너지 전환, 복지비용 확대 등 더 높은 장기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적 변화에 비추어 볼 때 장기 금리가 얼마나 낮은 상태인지 놀랐다"라며 30년물 국채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었는데요. 그는 어젯밤 "30년물 등 장기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세상은 예전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생산을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데 따른 디플레이션은 존재하지 않으며 ▲노동자와 노조 교섭력이 높아져 임금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죠. 또 ▲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미국의 전략 비축유(SPR)는 40년 내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는 ▲미국 연방정부의 무책임한 지출도 지적했습니다. 애커먼은 "연방 부채가 33조 달러이고 급증하고 있다. 양당이나 대선 후보들이 지출을 규제하겠다는 징후는 없다. 정부는 매주 엄청난 국채를 팔고 있는데 주요 구매자였던 중국 등 다른 나라는 매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경기 침체 예측은 2024년 이후로 미루어졌다. 제롬 파월 의장이 아무리 목표를 강조해도 ▲장기 인플레이션은 2%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커먼은 "투자자들은 30년 동안 4% 수익률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장기 인플레이션에 실질 이자율과 기간 프리미엄을 더하면 30년물 국채의 적절한 수익률은 5.5%"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30년물은 4.52%에 거래됐습니다. 한참 더 오를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늘 출동한 Fed 위원들도 일제히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금리가 이전 전망에서 제시한 것보다 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추가 긴축은 확실히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셸 보우만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금리를 몇 차례 추가 인상하고, 한동안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후 장 들어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0.31%, S&P500 지수는 0.23% 내렸고 나스닥은 0.09% 약보합세를 보였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이번 주 각각 2.8%, 3.5% 떨어졌습니다. 3주 연속 하락입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8% 내렸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상승 주식과 하락 주식의 비율이 약하고 더 약화하고 있다. 시장 펀더멘털이 내림세를 가리킨다"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주식의 20%만이 50일 이동평균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3월 이후 최저라는 것입니다. 또 연착륙 희망이 높다지만 경기순환주들이 약세를 보입니다. 소형주 러셀2000 지수는 이번 주 3.4% 하락해 6월 1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다우 운송지수(DJT)도 한 주 동안 2% 이상 내렸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가 넘고 있지만, 에너지 업종은 이번 주하락했습니다. 반면 달러는 10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3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계절성도 좋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오늘 아침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숏커버에 따른 랠리를 매수할 때가 아니다. 우리는 3분기 말 증시 최악의 계절적 시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1928년 이후 9월 마지막 11거래일 중 10일은 S&P500 지수 수익률 중앙값이 마이너스다. 또 월요일은 휴일(공식 휴일이 아니지만, 유대인 휴일인 욤키퍼)로 긴 주말이 될 수도 있다(거래량 감소). 이러한 상황은 10월로 들어가면서 개선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나쁜 계절성은 거의 끝나갑니다. 뉴욕 증시에는 "로쉬 하샤냐(유대교 신년, 올해 9월 15일)에 주식을 팔고 욤키퍼(속죄일, 올해 9월 25일)에 사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9월 수익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월에 들어가면서 나아지지요.
다음주 여러 가지 이벤트가 많습니다. 경제 데이터에서는 29일 발표되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중요합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물가는 전년 대비 3.5%(7월 3.3%), 전월 대비 0.5%(7월 0.2%)로 내다봅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7월보다 크게 오른다고 보는 것이죠. 근원 물가의 경우 각각 3.9%, 0.2% 오르고요. 7월(4.2%, 0.2%)보다 개선됩니다. 내구재 주문, 신규 주택 판매 및 콘퍼런스보드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도 나옵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도 발표되죠. GDP는 세 번에 걸쳐 나오는데 처음에는 2.4%로 나왔다가 지난달 2.1%로 하향 수정됐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28일 공개석상에 섭니다. 다만 교육전문가들과 하는 Fed 타운홀 미팅 행사여서 이슈가 되는 발언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3분기 실적 시즌은 10월 중순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다음주 마이크론과 나이키 등 중요한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투자자들은 연방정부가 10월 1일 정말 폐쇄될지 보기 위해 9월 30일까지 계속해서 워싱턴을 지켜볼 것입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어제 하원에서 임시예산안 통과를 위한 절차 투표에 두 번째 실패한 뒤 폐쇄 가능성은 커졌습니다. 핌코는 "정부 셧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65%보다 높다고 보는데, 지난 며칠 사이 워싱턴 사람들은 확률을 80~99%로 높이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민주당과 협력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되 의장 자리를 잃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의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당내 강경파(프리덤 코커스)와 협력해 상원 통과 가능성이 없는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대개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그래서 매카시는 두 번째 옵션을 선택할 것이다. 프리덤 코커스에게 살덩이를 내주고 정부를 폐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정부 폐쇄가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장기화하지만 않는다면요. S&P500 지수는 지난 다섯 번의 정부 폐쇄 기간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폐쇄는 시장 변동성은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2018~2019년 35일간의 폐쇄가 발생했을 때 S&P500 지수는 첫 거래일에 2.7% 하락했고, 다음 거래일에 거의 5% 반등했습니다. 그리고 35일간의 폐쇄가 끝날 때까지는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정부가 폐쇄되면 고용, 물가 등 정부가 집계하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한다면 Fed는 중요한 데이터 없이 11월 FOMC 회의(10월 31~11월 1일)를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NB프라이빗웰스의 새넌 스코시아 전략가는 "워싱턴의 폐쇄 가능성과 미국 자동차노조(UAW) 파업이 잠재적으로 고용 데이터에 약간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두 가지가 불확실성을 높이면 Fed는 기준금리를 더 높이기보다 현 수준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다면 시장에 좋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과거 연방정부 폐쇄가 발생하면 통상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진 데 따른 것이었죠. 하지만 JP모건은 이번에는 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합니다. JP모건의 제이 배리 채권 전략가는 "양당의 정부 통치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된다면 실제로 향후 몇 주 동안 국채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9일에는 유럽에서 9월 소비자물가(CPI) 예비치가 줄줄이 발표됩니다. 9월에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시장을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가는 여전히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15%로 추정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전 예측인 배럴당 93달러에서 높인 것이죠. OPEC의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미국의 증산량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년 브렌트유는 80~105달러 범위에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연착륙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유가 랠리의 대부분은 아마도 일어났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잘 고정되어 있으며, Fed는 근원 인플레이션(에너지, 식료품 제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또 경기 침체 징후로 여겨온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이번에는 침체 징후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에 두려움을 느낄 때 10년물 국채를 사들이면서 역전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작아져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였고 (그래서 단기 금리가 더 높아졌다) 채권 투자자들은 향후 인플레이션이 냉각되어 결국 단기 금리가 중립 수준인 약 3.5%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따라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고, 그래서 지금은 역전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생성 인공지능(AI)의 순풍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해고 등 비용 절감을 해온 기술 기업들이 다시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내년에는 성장과 마진 상승을 보게 될 것으로 봤습니다. 엄청난 개선은 아닐 수도 있어도 말이죠. 그러면서 "기술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작년 12월 이후 이익 추정치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라며 "주가수익비율(P/E)은 소폭 상승했을 뿐이므로 일부 더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하고 Fed가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금리까지 치솟자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영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영국도 역시 파월 의장이 밝힌 대로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higher for longer)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은행(BOE)의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에 비유했습니다. 정상이 넓고 평평한 봉우리로 유명한 곳이죠. 기준금리가 그렇게 정점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의 존 어더스(John Authers) 칼럼니스트는 '테이블 마운틴'과 관련해 "등산할 때 가장 큰 위험은 오르막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리막길에 있다. 이미 목표는 달성되었고, 팔과 다리는 피곤하다. 발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허공을 향한다. 이때 사고가 발생한다. 통화정책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긴축 통화정책은 뭔가 무너질 때까지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금리는 빠르게 낮아진다"라고 썼습니다.
아시아 시장에서 10년물 수익률이 4.5%에 도달하자 스트레티가스는 "광범위한 통화 여건(monetary conditions)은 2007년 이후 이만큼 긴축된 적이 없었다. 통화 여건이 언제든 이런 긴축적 수준에 도달하면 경기 침체가 곧 뒤따르게 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KPMG의 켄 김 이코노미스트는 "S&P 글로벌의 합성 PMI를 보면 경제적 모멘텀이 하락하고 있다. 4개월 연속 하락해 간신히 50을 넘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3.9% 정도로 추정되지만, PMI를 보면 4분기에는 1% 정도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31%, S&P500 -0.23%, 나스닥 -0.09%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434%(-4.6bp), 2년물 5.11%(-3.8bp)
22일(미 동부시간) 먼저 개장한 아시아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연 4.5%를 돌파했습니다.
다행히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회의에서 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금리 상승세는 꺾였습니다. BOJ는 성명서를 통해 "인내심을 갖고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국내 및 세계 경제 전망과 관련해 "매우 높은 불확실성"이라는 문구를 두 번이나 사용했습니다. 그러면서 “필요하다면 추가 완화 조치를 주저하지 않겠다”라면서 성명서를 마무리했습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도 "마이너스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금리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정책 전환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없었습니다. BOJ는 선진국 중앙은행 중 홀로 완화를 유지해왔는데요. 일본의 물가가 3%를 웃돌고 있고, 엔화가 큰 폭 하락하자 채권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 등을 조정하지 않겠냐는 일부 관측이 있었지요. 하지만 오늘도 정책에 아무런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만약 뭔가 변화를 줬다면 미 국채 금리는 추가 상승했을 수 있습니다. 일본은 미 국채 시장의 가장 큰 해외 투자자인데, 일본 내 금리가 오른다면 일본인들이 자국 시장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밥 미셸 채권 글로벌 헤드는 CNBC 인터뷰에서 "일본은 수십 년 동안 캐리 트레이드(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모태였다. 그런데 일본의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되고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는 자국 시장으로 장기적으로 복귀할 수 있어 걱정된다. 이는 미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넘어갔지만, BOJ에 대한 압력은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일본 엔화는 추가 하락했습니다. 미 달러 대비 0.5% 안팎 떨어진 148.2엔 수준에 거래됐습니다. 미셸 헤드는 "엔화가 1달러당 150엔 이상으로 가치가 떨어지면 BOJ는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상을 강요받게 될 것이다. 엔화 가치 하락은 (에너지 등 수입 물가를 높여) 일본은행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인플레이션을 가져오기 시작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본의 근원 CPI는 8월 전년 대비 3.1% 올라 17개월 연속 BOJ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국채 발행이 금리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면서 미 재무부가 채권 바이백(buy back)에 나설 것이란 뉴스도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조시 프로스트 재무부 차관보가 "국채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큰 시장으로 유지되게 하려고 바이백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에 20년 만에 처음으로 국채를 되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늘 아침 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자 뉴욕 증권시장의 주요 지수는 0~0.4% 수준의 강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 45분 S&P 글로벌이 발표한 9월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0.1로 8월 50.2보다 소폭 하락했습니다.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제조업 PMI는 48.9로 8월 47.9보다 상승했지만, 서비스업 PMI는 50.2로 8월 50.5보다 떨어졌습니다. 제조업 지수는 올랐지만, 여전히 위축 국면(50 이하)이고, 미국 경제의 중심을 이루는 서비스업은 추가 둔화한 것이죠. 서비스업 PMI는 8개월 만에 최저입니다. S&P 글로벌은 "9월 PMI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수요 여건과 관련한 걱정을 더한다. 서비스업은 신규 주문 증가 속도가 위축되면서 더 많은 모멘텀을 잃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경제가 약간 둔화했다는 소식에 금리는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경제가 예상보다 강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매파적이었는데, 둔화한다면 덜 매파적이길 기대할 수 있겠지요. 오후 4시께 10년물 수익률은 4.6bp 내린 4.434%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3.8bp 하락한 5.11%를 기록했습니다. 금리가 내림세를 보이자 주요 지수는 한때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한때 1%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자신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오안다는 "오늘 채권시장 회복은 공매도했던 트레이더들의 차익실현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크다. 인플레이션이 Fed의 목표를 향한 명확한 궤도에 들어갈 때까지 금리가 높은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헤지펀드 퍼싱스퀘어를 운영하는 유명 투자자 빌 애커먼은 지난 8월 3일 "탈세계화, 높은 국방비, 에너지 전환, 복지비용 확대 등 더 높은 장기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적 변화에 비추어 볼 때 장기 금리가 얼마나 낮은 상태인지 놀랐다"라며 30년물 국채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했었는데요. 그는 어젯밤 "30년물 등 장기 금리는 더 오를 것으로 본다. 세상은 예전과 구조적으로 다르다"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생산을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데 따른 디플레이션은 존재하지 않으며 ▲노동자와 노조 교섭력이 높아져 임금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죠. 또 ▲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미국의 전략 비축유(SPR)는 40년 내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는 ▲미국 연방정부의 무책임한 지출도 지적했습니다. 애커먼은 "연방 부채가 33조 달러이고 급증하고 있다. 양당이나 대선 후보들이 지출을 규제하겠다는 징후는 없다. 정부는 매주 엄청난 국채를 팔고 있는데 주요 구매자였던 중국 등 다른 나라는 매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경제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경기 침체 예측은 2024년 이후로 미루어졌다. 제롬 파월 의장이 아무리 목표를 강조해도 ▲장기 인플레이션은 2%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커먼은 "투자자들은 30년 동안 4% 수익률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 장기 인플레이션에 실질 이자율과 기간 프리미엄을 더하면 30년물 국채의 적절한 수익률은 5.5%"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30년물은 4.52%에 거래됐습니다. 한참 더 오를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늘 출동한 Fed 위원들도 일제히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금리가 이전 전망에서 제시한 것보다 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추가 긴축은 확실히 논의에서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셸 보우만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다.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려면 금리를 몇 차례 추가 인상하고, 한동안 제약적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아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지점에 이르지 못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후 장 들어 지수는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0.31%, S&P500 지수는 0.23% 내렸고 나스닥은 0.09% 약보합세를 보였습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이번 주 각각 2.8%, 3.5% 떨어졌습니다. 3주 연속 하락입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1.8% 내렸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상승 주식과 하락 주식의 비율이 약하고 더 약화하고 있다. 시장 펀더멘털이 내림세를 가리킨다"라고 말했습니다. S&P500 주식의 20%만이 50일 이동평균 이상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3월 이후 최저라는 것입니다. 또 연착륙 희망이 높다지만 경기순환주들이 약세를 보입니다. 소형주 러셀2000 지수는 이번 주 3.4% 하락해 6월 1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습니다. 경기에 민감한 다우 운송지수(DJT)도 한 주 동안 2% 이상 내렸습니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가 넘고 있지만, 에너지 업종은 이번 주하락했습니다. 반면 달러는 10주 연속 강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3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계절성도 좋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오늘 아침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숏커버에 따른 랠리를 매수할 때가 아니다. 우리는 3분기 말 증시 최악의 계절적 시기의 한가운데에 있다. 1928년 이후 9월 마지막 11거래일 중 10일은 S&P500 지수 수익률 중앙값이 마이너스다. 또 월요일은 휴일(공식 휴일이 아니지만, 유대인 휴일인 욤키퍼)로 긴 주말이 될 수도 있다(거래량 감소). 이러한 상황은 10월로 들어가면서 개선된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나쁜 계절성은 거의 끝나갑니다. 뉴욕 증시에는 "로쉬 하샤냐(유대교 신년, 올해 9월 15일)에 주식을 팔고 욤키퍼(속죄일, 올해 9월 25일)에 사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9월 수익률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10월에 들어가면서 나아지지요.
다음주 여러 가지 이벤트가 많습니다. 경제 데이터에서는 29일 발표되는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중요합니다. 월가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물가는 전년 대비 3.5%(7월 3.3%), 전월 대비 0.5%(7월 0.2%)로 내다봅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해 7월보다 크게 오른다고 보는 것이죠. 근원 물가의 경우 각각 3.9%, 0.2% 오르고요. 7월(4.2%, 0.2%)보다 개선됩니다. 내구재 주문, 신규 주택 판매 및 콘퍼런스보드의 9월 소비자신뢰지수도 나옵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도 발표되죠. GDP는 세 번에 걸쳐 나오는데 처음에는 2.4%로 나왔다가 지난달 2.1%로 하향 수정됐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28일 공개석상에 섭니다. 다만 교육전문가들과 하는 Fed 타운홀 미팅 행사여서 이슈가 되는 발언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3분기 실적 시즌은 10월 중순에 시작될 예정이지만 다음주 마이크론과 나이키 등 중요한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투자자들은 연방정부가 10월 1일 정말 폐쇄될지 보기 위해 9월 30일까지 계속해서 워싱턴을 지켜볼 것입니다. 케빈 매카시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어제 하원에서 임시예산안 통과를 위한 절차 투표에 두 번째 실패한 뒤 폐쇄 가능성은 커졌습니다. 핌코는 "정부 셧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65%보다 높다고 보는데, 지난 며칠 사이 워싱턴 사람들은 확률을 80~99%로 높이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두 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민주당과 협력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되 의장 자리를 잃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의장 자리를 지키기 위해 당내 강경파(프리덤 코커스)와 협력해 상원 통과 가능성이 없는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대개 권력을 유지하려 한다. 그래서 매카시는 두 번째 옵션을 선택할 것이다. 프리덤 코커스에게 살덩이를 내주고 정부를 폐쇄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정부 폐쇄가 금융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장기화하지만 않는다면요. S&P500 지수는 지난 다섯 번의 정부 폐쇄 기간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폐쇄는 시장 변동성은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2018~2019년 35일간의 폐쇄가 발생했을 때 S&P500 지수는 첫 거래일에 2.7% 하락했고, 다음 거래일에 거의 5% 반등했습니다. 그리고 35일간의 폐쇄가 끝날 때까지는 10% 이상 상승했습니다.
정부가 폐쇄되면 고용, 물가 등 정부가 집계하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셧다운이 한 달 이상 지속한다면 Fed는 중요한 데이터 없이 11월 FOMC 회의(10월 31~11월 1일)를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NB프라이빗웰스의 새넌 스코시아 전략가는 "워싱턴의 폐쇄 가능성과 미국 자동차노조(UAW) 파업이 잠재적으로 고용 데이터에 약간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이 두 가지가 불확실성을 높이면 Fed는 기준금리를 더 높이기보다 현 수준을 더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다면 시장에 좋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과거 연방정부 폐쇄가 발생하면 통상 금리는 하락했습니다.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진 데 따른 것이었죠. 하지만 JP모건은 이번에는 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합니다. JP모건의 제이 배리 채권 전략가는 "양당의 정부 통치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된다면 실제로 향후 몇 주 동안 국채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9일에는 유럽에서 9월 소비자물가(CPI) 예비치가 줄줄이 발표됩니다. 9월에 유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시장을 크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가는 여전히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향하고 있다고 봅니다.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을 15%로 추정하는 골드만삭스가 대표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번 주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전 예측인 배럴당 93달러에서 높인 것이죠. OPEC의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가 미국의 증산량을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내년 브렌트유는 80~105달러 범위에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에너지 가격 상승이 연착륙을 방해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유가 랠리의 대부분은 아마도 일어났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잘 고정되어 있으며, Fed는 근원 인플레이션(에너지, 식료품 제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또 경기 침체 징후로 여겨온 2년/10년물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이번에는 침체 징후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과거에는 투자자들이 경기 둔화에 두려움을 느낄 때 10년물 국채를 사들이면서 역전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작아져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골드만삭스는 "Fed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였고 (그래서 단기 금리가 더 높아졌다) 채권 투자자들은 향후 인플레이션이 냉각되어 결국 단기 금리가 중립 수준인 약 3.5%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를 따라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고, 그래서 지금은 역전되어 있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생성 인공지능(AI)의 순풍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해고 등 비용 절감을 해온 기술 기업들이 다시 성장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내년에는 성장과 마진 상승을 보게 될 것으로 봤습니다. 엄청난 개선은 아닐 수도 있어도 말이죠. 그러면서 "기술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지만, 작년 12월 이후 이익 추정치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라며 "주가수익비율(P/E)은 소폭 상승했을 뿐이므로 일부 더 오를 여지가 남아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유가가 상승하고 Fed가 매파적으로 나오면서 금리까지 치솟자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 영국은행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영국도 역시 파월 의장이 밝힌 대로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higher for longer)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영국은행(BOE)의 휴 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있는 '테이블 마운틴'(Table Mountain)에 비유했습니다. 정상이 넓고 평평한 봉우리로 유명한 곳이죠. 기준금리가 그렇게 정점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의 존 어더스(John Authers) 칼럼니스트는 '테이블 마운틴'과 관련해 "등산할 때 가장 큰 위험은 오르막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리막길에 있다. 이미 목표는 달성되었고, 팔과 다리는 피곤하다. 발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허공을 향한다. 이때 사고가 발생한다. 통화정책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긴축 통화정책은 뭔가 무너질 때까지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금리는 빠르게 낮아진다"라고 썼습니다.
아시아 시장에서 10년물 수익률이 4.5%에 도달하자 스트레티가스는 "광범위한 통화 여건(monetary conditions)은 2007년 이후 이만큼 긴축된 적이 없었다. 통화 여건이 언제든 이런 긴축적 수준에 도달하면 경기 침체가 곧 뒤따르게 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KPMG의 켄 김 이코노미스트는 "S&P 글로벌의 합성 PMI를 보면 경제적 모멘텀이 하락하고 있다. 4개월 연속 하락해 간신히 50을 넘었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3.9% 정도로 추정되지만, PMI를 보면 4분기에는 1% 정도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