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전경. 한경DB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전경. 한경DB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서울 강북 지역의 오름세가 완연하다. 특히 강북 내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었던 성북구 길음뉴타운은 최근 가격 상승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2019년 ‘국민 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가 7억원대였던 일부 단지는 최근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넘어섰다. 오히려 지난 부동산 급등기 당시 기록했던 전고점을 거의 회복하며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 9단지는 지난달 전용 84㎡가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2019년 7억8000만원에 거래됐던 곳으로 2021년 전국적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12억9500만원까지 올랐다가 가격이 하락하며 지난 2월엔 9억4000만원에 거래됐었다.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8억원대 매물까지 등장하며 가격 하락세가 심했던 곳이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최근에는 전고점보다 높은 가격대의 매물이 등장하는 등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길음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호가로만 따지면 지난해 부동산 급등 시절 전고점을 회복하고도 더 올랐다”며 “연초에 구매를 망설였던 매수자 중에 후회한다며 다시 찾아온 사례가 적지 않다”고 했다. 같은 단지 전용 134㎡는 최근 16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정은 길음뉴타운 내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다. 길음뉴타운 7단지 전용 114㎡는 최근 14억원에 거래됐다. 2021년 10월 같은 크기는 14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한 이후 경기 하락과 함께 11억8000만원까지 떨어졌었다. 그런데 최근 가격을 거의 회복하며 전고점을 추격 중이다. 호가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섰다. 길음뉴타운 4단지 역시 한때 11억5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던 전용 102㎡가 9억4000만원까지 하락했었는데 지난달 10억4300만원에 다시 거래되며 전고점을 거의 회복했다.

부동산 업계에선 향후 서울 내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예상되는 만큼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입주를 앞둔 단지뿐만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는 단지도 크게 부족하다”며 “서울 강북 외곽 지역으로까지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면 또 다른 급등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