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일본 혼다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올 뉴 CR-V 하이브리드'를 타봤다. 이번 CR-V는 6세대 완전변경 모델이다. CR-V는 어코드, 파일럿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혼다의 볼륨 모델. 이중 CR-V는 준중형 SUV이면서도 넓은 실내 공간과 강화된 편의사양, 높은 연비를 앞세워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의 선봉장을 맡았다.

CR-V는 혼다의 주행 특성인 담백하고 기본기에 충실한 차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았다. 타는 내내 '흠잡을 데 없는 주행감'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 신형 CR-V에는 혼다가 새로 개발한 2.0L 직분사 앳킨슨 엔진과 차세대 2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엔진은 최고출력 147마력, 최대 토크 18.6kg·m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며, 모터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4kg·m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중저속에서는 모터를 쓰며 부드럽게 나간다. 도심에서 중저속으로 항속주행을 하면 매우 부드러운 주행감 때문에 마치 양탄자를 탄 느낌이 든다. 정숙성에 집착하는 일본차 답게 SUV이지만 세단의 느낌을 준다. 신형 CR-V는 혼다 최초로 우레탄 커버와 소음진동 흡음재를 장착해 정숙성을 기존 모델 대비 더 개선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 속도를 올리자 모터 대신 엔진이 힘을 발휘해 차를 움직였다. 모터에서 엔진이 개입할 때 느껴지는 울컥거림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중저속에서 고속으로 출력이 올라갈 때 이질감이 전혀 없었다. 다만 가파른 오르막 길에서는 엔진음이 커지면서 버거워하는 모습이 나왔다. 총 4가지 주행 모드(기본, ECON, 스노우, 스포츠) 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니 웅장한 엔진음까지 들려줬지만 대단히 힘 있는 모습은 아니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공인연비는 L당 14km로 하이브리드 치고는 대단히 우수한 편은 아니다. 다만 실제 주행을 해본 결과 별다른 연비주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L당 약 15km로 공인연비보다 다소 높게 나왔다. 가평-춘천 일대에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고, 고속도로와 국도 구분 없이 편하게 가속페달을 밟은 것 치고는 나쁘지 않다.

주행 편의 사양도 강화됐다. 스티어링 휠 우측에 차선 유지보조 기능(LKAS)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버튼이 있어 간편하게 조작이 가능했다. 광각 카메라 시야각이 90도까지 확장됐으며, 레이더 인식 범위도 120도까지 넓어져 안정성을 높였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정지 상태에서 트래픽 잼 어시스트(TJA)를 작동할 수 있어 혼잡한 도심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오른쪽 방향 지시등을 켜면 센터 디스플레이에 우측 후방 모습을 카메라로 보여줘 차선 변경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모던해지고 세련되진 외관도 눈에 띄었다. SUV임에도 스포티함 보다는 고급스럽고, 차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패밀리카로 쓰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도심 출퇴근용으로도 적합해보이는 디자인이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준중형 SUV임에도 내부가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는 기존 모델보다 전장(4705mm)과 휠베이스(2700mm)가 각각 70mm, 40mm씩 늘어나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췄다. 2열 무릎공간은 기존 모델보다 15mm 늘었다. 키 170cm대의 성인이 앉을 경우 주먹이 3개 넘게 들어갈 정도로 넉넉했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트렁크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기본 적재 공간은 1113L로, 준중형 SUV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혼다코리아는 설명했다. 사람이 누워도 될 만큼 널찍했다. 골프가방과 25인치 캐리어를 각각 4개까지 실을 수 있고, 대형 유모차도 문제없이 들어간다. 2열 시트를 접어 짐을 많이 싣는 데 집중한다면 적재 공간이 2배 수준인 2166L까지 늘어난다. 캠핑이나 차박 등 여행용으로도 안성맞춤일 것으로 보였다.

신형 CR-V 하이브리드는 국내에 4WD 투어링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5590만원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