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만 명. 지난 8월 기준 ‘네이버 지도’ 앱을 한 번 이상 이용한 사람 수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네이버 지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도 앱의 이용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도 앱이 위치 검색에 그치지 않고 가볼 만한 곳을 찾는 것부터 후기를 남기고 공유하는 것까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의 접점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데믹 이후 이 같은 흐름이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길찾기 앱 뭐 쓰니"…국민 절반 '네이버 지도'

확 달라진 앱 풍속도

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지도 앱의 올 8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500만 명을 기록했다. 1년 전(2170만 명)과 비교하면 15.2% 늘었다. 국내 로컬·이동 서비스 앱 시장 1위를 굳혔다는 평가다.

국내 전체 앱 시장을 놓고 봐도 네이버 지도를 포함한 지도 앱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모바일 앱 사용자 수 1~100위를 비교한 결과 네이버 지도는 8위로 2021년 상반기 대비 두 계단 올랐다. 같은 기간 티맵은 17위에서 15위로, 카카오맵은 26위에서 22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종합 플랫폼인 카카오톡, 유튜브, 네이버, 크롬, 구글 등이 늘 1~5위를 기록하는 앱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앱 이용 행태가 바뀐 데엔 엔데믹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 제한이 풀리면서 자유롭게 장소를 옮겨 다니고 여행하는 흐름이 활발해진 것이다. 상대적으로 식품배달 앱 사용자 수는 2년 새 일제히 하락했다. 배달의민족은 8위에서 9위로, 요기요는 36위에서 43위로 떨어졌다. 쿠팡이츠는 55위에서 96위로 간신히 10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팬데믹 시절 실내 인테리어 열풍으로 주목받던 앱 오늘의집은 52위에서 93위로 41계단 하락했다.

네이버 “생활밀착형 기능 고도화”

네이버 지도 앱의 이용자 증가세가 이어지는 것을 두고 네이버 내부에선 “전략이 통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엔데믹 이후를 내다보고 각종 기능을 추가한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대 수준의 장소 정보를 기반으로 탐색부터 예약, 저장, 이동, 리뷰로 이어지는 이동 여정의 올인원 플랫폼 전략을 강화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생활밀착형 기능을 고도화한 게 대표적인 차별점으로 꼽힌다. 네이버 지도엔 ‘스마트 플레이스’ ‘마이 플레이스’ 등 네이버의 지역 정보 생태계가 집약됐다. 스마트 플레이스는 지역 가게의 위치 정보, 영업시간, 메뉴, 주차 안내 등 주요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약 238만 개 장소가 등록돼 있다. 영수증을 인증한 이용자가 남긴 리뷰도 모아 볼 수 있다. 취향에 맞는 장소를 저장하는 기능도 있다.

올해 들어선 길 찾기 사용성을 개선했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율을 높여 위치 정확도 품질을 끌어올린 게 핵심이다.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 자동차 등 수단별 도착 예정 시간 정확도도 높였다. 올해 1~8월 네이버 지도가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이용자는 2021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네이버는 올해 네이버 지도의 개인 맞춤형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장소 탐색 또는 이동 중 취향에 맞는 맛집, 카페 등을 더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관리하는 지역 정보와 이동 데이터는 부가가치가 높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지도 앱을 커머스(쇼핑)·마케팅 사업과 연계한 슈퍼 앱으로 키우려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지은/이주현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