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슬라' 대동 "북미 점유율 2배 높일 것"
“대동은 경계를 허무는 데 강합니다. 북미 시장에서 농기계뿐 아니라 잔디깎이 및 소형 건설장비 시장으로 진출한 것처럼 ‘교집합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김동균 대동-USA 대표(사진)는 북미 시장 내 대동의 급성장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대동은 국내 농기계 분야 1위 기업이다. 김 대표는 김준식 대동 회장의 처남으로 대동의 북미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지에서 입지를 굳힌 소형 트랙터 시장을 기반으로 취미로 농업 활동을 하는 하비파머(hobby farmer)를 공략하며 대동의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동의 수출액(6227억원) 중 북미 매출은 5050억원에 이른다.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증가했다.

'농슬라' 대동 "북미 점유율 2배 높일 것"
대동은 하비파머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북미의 그라운드 케어 장비(GCE) 시장을 신사업 먹거리로 겨냥하고 있다. GCE는 농업 및 농장 시설이나 집에서 정원을 가꿀 때 사용하는 비교적 크기가 작은 장비산업군을 가리킨다. 대동의 소형 건설장비 스키드로더(SSL), 잔디깎이 제품 제로턴모어 등이 GCE산업군에 속한다. 김 대표는 “북미에서는 점차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올 수 있는 소형 건설장비의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동의 북미권 주력 제품은 △트랙터 △다목적 운반차 △잔디깎이 △소형 건설장비 등이다. 대동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북미에서 급성장해 100마력 이하 트랙터 시장에선 일본 구보다(38%), 미국 존디어(19%)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김 대표는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시장에서 100마력 이하 시장 점유율을 지난해의 두 배 정도인 1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대동은 1947년 설립된 국내 1위 농기계 회사다. 1980년대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대동은 중국, 유럽, 미국, 캐나다 등 총 네 곳에 해외 법인과 독일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대동은 원격 조종이 가능한 스마트 농기계를 비롯해 전기 스쿠터, 로봇 체어 등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본격 진출한 상태다. 2020년 ‘미래농업 리딩기업’을 선포하면서다. 이를 위해 대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연간 최대 14만5000대의 모빌리티 생산이 가능한 미래형 스마트 공장인 ‘S-팩토리’를 완공했다. 승용 잔디깎이와 서브 콤팩트 트랙터를 포함해 △가드닝 모빌리티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 △레저&퍼스널 모빌리티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대동 관계자는 “대동그룹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북미뿐 아니라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추후 잔디깎이 제품 등의 전동화를 강화하거나 소형 농기계의 자율주행 성능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대동은 농작물 생육 데이터를 기반으로 재배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팜도 주요 신사업 분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이를 전담할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 농업의 디지털화·지능화·무인화를 지향하는 ‘지역 애그테크밸리’ 구축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대동 관계자는 “애그테크 분야의 성장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