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신규 상장 종목들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행보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뉴욕증시에 입성한 새내기주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Fed '매파 본색'에 화들짝…흔들리는 새내기株
지난 22일 ARM 주가는 전날보다 1.61% 하락한 51.32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ARM은 14일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첫날 24.86% 폭등하며 63.59달러로 장을 마쳤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높은 관심이 반영됐다. 하지만 이날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루 거래 규모도 상장 첫날 1억3053만달러에서 1498만달러까지 감소했다.

19일 나스닥에 상장한 식료품 배달회사 인스타카트도 고전하고 있다. 상장 첫날 장중 공모가(30달러)보다 40% 높은 42.9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장 후반 공모가 대비 12.3% 상승한 33.7달러에 마감했다. 다음날에는 전장 대비 10.6% 하락했다가, 21일 소폭(1.83%) 상승했다. 22일에는 공모가와 같은 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규모는 첫날(3946만달러)보다 81% 급감한 726만달러에 그쳤다.

20일 상장한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기업 클라비요는 이틀 연속 상승했지만 투자자 기대와 달리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상장일 9.2% 상승했고, 다음날 2.93% 올랐다. CNBC는 “지난 21개월간 얼어붙었다가 최근 부활한 기업공개(IPO) 시장의 성적표는 그리 고무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이들 주가가 저조한 배경에는 Fed의 통화정책이 꼽힌다. 20일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긴축 장기화를 시사했다. 금리 전망을 나타낸 점도표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 이 같은 행보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시장 내 유동성이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부 비상장사는 IPO 계획을 미루고 있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성보다 현재 수익성을 선호하기 때문에 스타트업들이 자본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탓에 주가가 하락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IPO 시장이 장기간 휴면 상태를 유지한 탓에 최근 관심이 급증하면서 적정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