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구의 해피eye] 추석 귀성길 눈 건강 관리법은?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양손 가득 선물을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귀성길에 오르지만 장시간 운전 및 영상기기 사용으로 눈의 피로가 쌓일 수 있다. 벌초나 성묘 시 예초기 사고 등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어 즐거운 추석 연휴를 보내기 위해선 눈 건강 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

장시간 운전은 눈에 피로를 쌓이게 해 눈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눈은 가까운 곳과 먼 곳을 보면서 모양체가 번갈아 수축과 이완을 하는데, 운전할 때는 집중해서 한 곳을 오랫동안 보게 되므로 모양체가 수축돼 피로가 축적된다. 눈의 깜박임도 평소보다 5분의 1 정도 줄어들어 눈을 마르게 하고, 창문을 닫고 운전하다 보면 내부의 낮은 습도로 안구가 건조해진다.

성장기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줄 때는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 시청 시간을 보호자가 관리해줘야 한다. 김안과병원 제공
성장기 아이에게 영상을 보여줄 때는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 시청 시간을 보호자가 관리해줘야 한다. 김안과병원 제공
운전뿐 아니라 움직이는 차 안에서 영상기기를 시청하는 것도 눈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특히 좁은 차 안에서 장시간 이동하느라 지친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 및 영상기기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안구의 성장이 끝나지 않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가성근시, 조절장애를 비롯해 다양한 안질환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가능하면 영상기기 시청을 삼가야 한다. 불가피한 경우 화면과 눈 사이의 거리를 50㎝ 정도로 유지하고 장시간 시청하지 않도록 보호자가 지도해야 한다.

장시간 운전했다면 쌓인 눈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해 한 시간마다 한 번씩은 5~10분가량 눈을 감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등 눈을 쉬게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양손을 빠르게 비벼서 따뜻하게 한 뒤 눈 위에 올려주거나 눈 주위를 마사지하는 것도 지친 눈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차량 내부 환경도 건조해지지 않게 창문을 열어 환기해주고 평소 눈이 건조한 운전자라면 인공눈물을 점안해주는 게 좋다.

벌초, 성묘 때도 예상치 못한 사고로 눈을 다칠 수 있다. 벌초 작업 시 고속으로 회전하는 예초기로 인해 돌이나 나뭇가지 파편이 튀어 눈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예초기 사고는 실명 등 시력의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벌초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용 전 철저한 장비 점검 후 반드시 고글 같은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 예초기로 작업하는 사람과 15m 이상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나뭇가지나 밤 가시 등 뾰족한 물체에 찔리는 사고도 조심해야 한다. 밤 가시 등에 찔리면 단순히 각막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안구 조직 여러 군데가 동시에 손상될 수 있고 감염 가능성도 있다. 성묘를 위해 산에 오를 때는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를 보낼 수 있도록 눈 건강에 관심을 갖고 미리 준비하는 생활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철구 김안과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