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앞바다서 잡아놓고…수산물 '국산' 둔갑시킨 中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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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꽁치 등 대량 조업"
같은 해역서 일본어선이 잡으면 '일본산' 수입금지
중국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국산' 둔갑
미국, 일본산 가리비 수출 지원 나선다
같은 해역서 일본어선이 잡으면 '일본산' 수입금지
중국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국산' 둔갑
미국, 일본산 가리비 수출 지원 나선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명 '처리수') 방류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한 중국이 후쿠시마 앞바다 공해상에서 자국산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국산'으로 유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역에서 잡은 해산물이지만 일본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일본산'으로 지정돼 중국 수출이 금지되는 반면 중국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중국산'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전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24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중국은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다. 아사히신문은 선박에 탑재된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신호로부터 해상의 위치와 조업상황을 파악하는 '글로벌피싱워치(GFW)'로 북태평양 해상의 중국 어선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홋카이도 네무로시로부터 약 1000㎞ 해상의 공해에서 중국 어선이 다수 확인됐다. 북위 40~50도, 동경 150~170도 해역은 꽁치와 고등어, 멸치 등이 지나는 길목으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된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확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 8월3일 이 해역에서는 156척의 중국 어선이 조업했다. 오염수 방류 뒤인 9월19일 조업어선은 162척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오염수 방류 이후 매일 146~167척의 중국 어선들이 주변 해역에서 조업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수산청도 중국 어선의 숫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파악했다. 복수의 중국 원양어업 회사 역시 아사히신문의 취재에 대해 9월에도 주변 해역에서 꽁치 등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저장성의 원양어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꽁치 조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의) 어선이 철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사나마 야스히로 와세다대 객원 준교수는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렇게 많은 중국 어선이 일본 어선과 같은 해역에서 조업하는 것은 이중기준"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기구인 북태평양어업위원회(NPFC)에 따르면 2022년 북태평양에서 꽁치를 가장 많이 잡은 국가는 대만(약 4만2000t), 중국(약 3만5000t), 일본(약 1만8000t) 순이었다. 3개 나라가 이 지역에서 잡아들이는 꽁치가 전체 어획량의 95%를 차지한다.
이 신문은 오염수 방류 이후 오키나와 북서쪽 200㎞ 해역에서도 중국 어선들이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조업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도 지난 22일 중국어선이 오키나와 북서쪽 해상에서 조업하는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중국은 일본의 수산물을 수입금지했지만 중국 어선들은 일본 연안에서 조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금수조치 이후 일본의 가리비 가격은 11~27% 하락했다.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미국과 유럽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서 수입한 가리비를 자국에서 가공해 연간 3만~4만t을 미국에 수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가공시설을 중개해 일본산 가리비를 수입하는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같은 해역에서 잡은 해산물이지만 일본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일본산'으로 지정돼 중국 수출이 금지되는 반면 중국 어선이 잡은 수산물은 '중국산'으로 유통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5일 전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24일 후쿠시마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자 중국은 "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다. 아사히신문은 선박에 탑재된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신호로부터 해상의 위치와 조업상황을 파악하는 '글로벌피싱워치(GFW)'로 북태평양 해상의 중국 어선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홋카이도 네무로시로부터 약 1000㎞ 해상의 공해에서 중국 어선이 다수 확인됐다. 북위 40~50도, 동경 150~170도 해역은 꽁치와 고등어, 멸치 등이 지나는 길목으로 알려져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된 오염수가 태평양으로 확산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지난 8월3일 이 해역에서는 156척의 중국 어선이 조업했다. 오염수 방류 뒤인 9월19일 조업어선은 162척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오염수 방류 이후 매일 146~167척의 중국 어선들이 주변 해역에서 조업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수산청도 중국 어선의 숫자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파악했다. 복수의 중국 원양어업 회사 역시 아사히신문의 취재에 대해 9월에도 주변 해역에서 꽁치 등 물고기를 잡고 있다고 밝혔다.
저장성의 원양어업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꽁치 조업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이후 (중국의) 어선이 철수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사나마 야스히로 와세다대 객원 준교수는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렇게 많은 중국 어선이 일본 어선과 같은 해역에서 조업하는 것은 이중기준"이라고 지적했다.
국제기구인 북태평양어업위원회(NPFC)에 따르면 2022년 북태평양에서 꽁치를 가장 많이 잡은 국가는 대만(약 4만2000t), 중국(약 3만5000t), 일본(약 1만8000t) 순이었다. 3개 나라가 이 지역에서 잡아들이는 꽁치가 전체 어획량의 95%를 차지한다.
이 신문은 오염수 방류 이후 오키나와 북서쪽 200㎞ 해역에서도 중국 어선들이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조업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도 지난 22일 중국어선이 오키나와 북서쪽 해상에서 조업하는 사진을 X(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중국은 일본의 수산물을 수입금지했지만 중국 어선들은 일본 연안에서 조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금수조치 이후 일본의 가리비 가격은 11~27% 하락했다. 수입금지 조치로 인해 미국과 유럽도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서 수입한 가리비를 자국에서 가공해 연간 3만~4만t을 미국에 수출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가공시설을 중개해 일본산 가리비를 수입하는 방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