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둔촌주공 아파트의 모습. 한경DB
서울 둔촌주공 아파트의 모습. 한경DB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주요 평형마다 신고가 경신이 이뤄지고 있는데, 한때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 자체가 좌초될 수 있단 우려가 커졌던 곳이다. 그러나 공사가 재개되며 최근엔 입주권 가격이 2개월 사이 2억원이나 상승하는 등 매수자들의 관심이 커졌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109㎡ 입주권은 지난 21일 26억587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크기는 지난 7월 22억3000만원에 거래됐던 곳으로 1억7000만원 이상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른바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웃돈은 6억원에 달한다.

같은 단지 전용 59㎡와 84㎡ 역시 지난달 신고가를 경신하며 손바뀜했다. 거래 가격은 각각 16억원, 18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전용 59㎡는 지난 7월까지만 하더라도 14억5000만원에 거래됐었고, 84㎡ 역시 지난 6월 16억4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었다. 최근 한, 두 달 사이 2억원 가까이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사업이 안정화됐다고 판단한 예비 매수자들이 몰리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주변 구축 단지 가격이 크게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높은 가격에도 입주권을 매수하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용 109㎡의 경우엔 가격대가 크게 올라 지난달까지만 해도 24억원대 매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호가가 일제히 올라 27억원대 매물도 등장했다.

단지는 지난해 시공단과의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공사 중단 장기화로 사업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단 우려가 컸다. 그러나 조합과 시공단이 공사 재개를 합의하며 일반분양까지 진행했고, 지난 3월엔 완판에 성공했다.

시장에선 가파른 입주·분양권 가격 상승세를 두고 정부의 전매제한 완화 조치가 주요했다는 평가다.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지면 가격이 크게 오르니 웃돈을 주고 입주권을 사도 가격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여기에 주변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며 인기는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실거주 의무 폐지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아직 계류 중인 상황이어서 분양권 거래가 가능하더라도 실제 투자엔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오는 12월 전매제한이 풀려도 국회에서 실거주 의무를 폐지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정부 발표로 가격만 올려놓고 실제 투자자는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