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양은영 LG유플러스 팀장, 강현욱 책임, 김동하 연세대 팀장.  LG유플러스 제공
왼쪽부터 양은영 LG유플러스 팀장, 강현욱 책임, 김동하 연세대 팀장. LG유플러스 제공
연세대 신촌 캠퍼스 정문을 들어서자 일자로 쭉 뻗은 백양로가 펼쳐져 있다. 대학 본관인 언더우드관과 양옆의 아펜젤러관, 스팀슨관을 휘감은 담쟁이넝쿨은 붉은빛으로 바뀌고 있다. 실제 캠퍼스가 아니다. LG유플러스가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를 통해 구현한 연세대 메타버스 캠퍼스의 모습이다. LG유플러스와 연세대는 지난 6월부터 버추얼 캠퍼스 구현에 착수했다. 다음 달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 1월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25일 연세대 신촌 캠퍼스에서 양측 담당자를 만났다. 양은영 LG유플러스 기업 메타버스스쿼드 팀장은 “대학을 웹 기반 가상공간으로 옮겨오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몰입감, 집중도를 선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연세대 유버스를 활용하면 현장에 있는 강의자와 학생은 물론 비대면으로 참여하는 청강생까지 한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버스는 가상 공간에서 학교를 볼 수 있는 공간이자 수업을 듣거나 조모임을 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이다. 스터디룸에서 다른 학생들과 음성·화상 등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도서관에서는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할 수도 있다. 연세대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업무를 담당하는 김동하 팀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다양한 교육 플랫폼을 테스트해보고 있다”며 “게임에 익숙한 젊은 학생을 위해 출석 체크, 성과 달성 등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도 담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원격강의를 도입한 수업이 많았는데 학생은 물론 교수들도 수업 진행에서 불편함이 컸다”며 “학생과 교수 양쪽의 입장을 모두 반영해 학습관리와 교육 툴을 만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연세대를 비롯해 국내 7개 대학이 유버스를 활용하거나 활용할 계획이다. 강현욱 LG유플러스 책임은 “연세대처럼 학교 모양과 같은 3차원(3D) 모델링을 만들 수도 있지만 공용 맵을 사용하고 일부 기능만 쓰는 것도 가능하다”며 “미국, 일본 등의 대학에서도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해외시장 진출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공용 맵을 쓸 경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구독형으로 쓸 수 있도록 상품을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양 팀장은 “온라인에 익숙한 ‘잘파세대’(Z+알파세대)를 위해 대학들도 온라인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와 연세대는 내년 1월 정식 오픈 이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합동 응원제 같은 프로그램을 유버스 공간에서 열 계획이다. 김 팀장은 “신입생부터 접근해 확장성을 높이려고 한다”며 “학생들이 이 공간에서 애교심을 기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