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사 특성따라 차별화…CEO도 3·6년마다 바뀌면 장기투자 어려워"
금융지주 지배구조·회장 연임 관련 논란에 소신 밝혀
"9년 동안 KB의 노란색 넥타이 매고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옳은지 고민해봐야 한다.

모든 회사가 한 프레임(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큰 착각일 수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다는 생각은 착각"
오는 11월 퇴임을 앞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지주 회장들의 연임 논란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각 회사의 연혁, 처한 상황, 업종 특성, 문화 등의 차이를 고려해 차이에 맞게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며 "KB의 경우 저와 이사회가 긴밀하게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고 강조했다.

연임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대해서도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라고 한다"며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고 하면서, 3년·6년마다 (CEO가) 바뀌는데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장기전 안목에서 어떻게 하겠나"고 반문했다.

아울러 윤 회장은 KB의 이사회, 사외이사의 선임과 CEO에 대한 견제 기능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CEO가 절대적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지, 이사진들로 '참호'를 구축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팩트(사실)와 픽션(허구)은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KB국민은행 증권대행부 일부 직원들이 내부정보 이용 혐의를 받는 데 대해서는 "부끄러운 일이다.

내가 사과해야 하는데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먼저 사과하셨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응책으로는 내부 통제 시스템 정비와 직원 윤리 의식 교육 강화 등을 약속했다.

윤 회장은 재임 기간의 대표적 성과로 리딩(수위) 은행·금융지주 지위 탈환, 푸르덴셜생명 등 인수를 통해 비은행부문 강화, 탄탄한 경영승계 구조 구축 등을 꼽았다.

그는 "(재임) 9년간 노란색 외 다른 색깔의 넥타이를 매 본 적이 없다"며 "친구들은 제게 노란 피가 흐르는 게 아니냐고 놀리기도 하는데, KB의 상징색인 노랑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퇴임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