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구현한 디지털 이미지…오스틴 리 롯데뮤지엄 개인전
회화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미국 작가 오스틴 리(40)가 26일부터 서울 잠실 롯데뮤지엄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연다.

오스틴 리는 디지털 드로잉으로 구상한 이미지를 캔버스에 에어브러시로 그리거나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조각으로 만든다.

또는 자신이 구상한 이미지를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여기서 따온 이미지들을 조각으로 만들거나 회화로 옮기는 식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현실에서 재현한다.

전시는 하나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같은 소재의 회화나 애니메이션, 조각을 함께 배치해 작품 간의 관계를 살필 수 있게 구성됐다.

화려한 형광색을 많이 사용하는 그의 작업 속 이미지들은 현실에 없는 흐릿하고 환상적인 느낌이지만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영감을 얻은 것들이 많다.

현실로 구현한 디지털 이미지…오스틴 리 롯데뮤지엄 개인전
어린아이가 크레파스로 그린 듯한 느낌의 조각 작품 '미스터 오스틴'은 동네 어린이가 그린 작가의 모습을 입체로 구현한 것이다.

또 권투 경기에서 패한 선수가 경기장 줄에 기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크라이 베이비'에는 아마추어 권투선수로 활동했던 작가의 경험이 반영돼 있다.

작가가 영감을 얻는 또다른 대상은 미술사 거장들의 작품이다.

회화 '조이'(Joy)는 앙리 마티스(1869∼1954)의 1910년작 '춤'을 재해석한 것이다.

현실로 구현한 디지털 이미지…오스틴 리 롯데뮤지엄 개인전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플라워 힐'(Flower Hill)은 전시장 공간에 맞춘 장소 특정적 작품이다.

가상의 언덕 잔디 위에서 의인화된 꽃들이 춤을 추는 모습의 2분 30초 분량 애니메이션으로, 지나가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을 동시에 담았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작가는 25일 회화와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데 대해 "하나의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데 최선의 매체는 무엇일까에 천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디지털 작업이 내 예술의 핵심"이라면서 "사진의 등장이 예술 창작에 영향을 끼쳤듯이 디지털 소프트웨어나 기술, 도구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끊임없이 주시하며 다양한 표현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2월31일까지. 유료 관람.
현실로 구현한 디지털 이미지…오스틴 리 롯데뮤지엄 개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