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자 회의 취소되고 구조조정 계획도 철회…신규 채권도 발행 못 해"
'中 부동산 위기 상징' 헝다 회생 계획 차질…건설주 급락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처럼 된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회생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건설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예상보다 악화한 부동산 판매 실적 때문에 이날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주요 해외 채권자 회의를 취소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지난 22일 공시했다.

헝다는 "회사의 객관적 상황과 채권단의 요구를 반영한 다른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부채가 많은 기업으로 꼽히는 헝다는 지난 3월 기존 부채를 새로운 채권 및 주식 연계 상품으로 맞바꾸는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었다.

지난 6월 말 기준 헝다의 총부채는 2조3천900억 위안(약 436조 원)에 달했다.

새로운 합의가 없다면 약 150억 달러(약 20조 원)를 빌려준 해외 채권단은 회사의 청산을 추진할 수 있고, 이는 가뜩이나 휘청거리는 중국 부동산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헝다는 또 24일 별도의 공시를 통해 역내 자회사인 헝다부동산그룹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새 채권을 발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헝다는 지난 8월 정보 공개 의무 위반과 관련한 혐의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위기 불똥이 세계 경제로까지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1천500억 달러 이상의 빚을 진 채 올해 상반기 489억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한 중국 거대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도 최근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아슬아슬 피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증시에서 헝다의 주가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장중 20% 하락해 0.44홍콩달러(약 75.15원)까지 떨어졌다.

스마오그룹과 광저우R&F부동산 등 다른 부동산주들도 장중 일제히 6~7%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