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반도체·2차전지 덜 오른 종목 없나요"…산업용·특수가스株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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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특수가스株, 반도체·2차전지 수혜주로 부각
양극재 생산에 고순도 산소 대거 필요…음극재엔 모노실란

반도체 업황 회복 시 세척 특수가스 삼불화질소 중요
OCI효성화학 수혜주로 꼽혀
사진=효성
사진=효성
반도체나 2차전지 테마에서 대형 우량주나 관련 장비주를 사자니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주가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반도체와 2차전지 테마에서 투자 종목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시장에선 산업용·특수가스 업종에 눈길을 돌리라는 조언이 나온다. 반도체나 2차전지 공정에 꼭 필요한 소재란 이유에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반도체 주요 종목을 추종하는 KRX 반도체 지수는 39.9% 급등했다. 2차전지 테자 지수인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도 23.4% 올랐다. 이들 지수의 상승률은 코스피(9.44%)와 코스닥지수(21.2%)보다 높다. 여전히 반도체와 2차전지 테마가 시장의 주요 테마로 꼽힌다.

반도체부터 양·음극재에 필요한 소재주

최근 증권가에선 반도체나 2차전지 테마에서 소외된 업종으로 산업용·특수가스를 주목하고 있다. 한때 주식시장에서 산업용·특수가스 테마가 주목 받은 적이 있다. 2019년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수출 규제에 나서자 국내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들의 주가가 껑충 뛰면서다. 반도체나 2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선 산업용·특수가스와 같은 소재가 필수적이다.

반도체 공정에서 특수가스가 없으면 칩 제조가 불가능하다. 육불화부타디엔(C4F6)은 반도체 에칭(식각) 공정용 가스로, 웨이퍼 위에 일정한 회로패턴을 그린 후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할 때 활용된다. C4F6 공급이 6000만~1억 달러 규모로 줄면 반도체 기업이 100억~18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노광공정에 들어가는 네온가스, 냉각재로 쓰이는 헬륨가스도 반도체 제작에 필수 재료로 꼽힌다.

2차전지의 필수 소재 양극재와 전구체 생산에는 고순도의 산소와 질소가 필요하다. 특히 산소는 양극재의 니켈 비중이 커질수록 사용량이 늘어난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충·방전 과정에서 구조적 불안정이 발생, 배터리 수명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양극재 입자 형성에 산소가 대거 필요하다.

음극재 생산엔 모노실란(SiH4)이 포함된 특수가스가 필요하다. SiH4는 규소 분말과 수소 등의 반응에 의해 생성되는 특수가스다. 실리콘 음극재 제조 공정에 쓰이는 필수 소재로 불린다.

IBK투자증권은 국내 산업용·특수가스 업체 83개를 분석, 2011년부터 작년까지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16%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타 업종 대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산업용·특수가스 업체의 작년 합산 매출액은 1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나 2차전지 전방 산업의 생산설비 증설이 산업용·특수가스 업체 실적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산업용·특수가스株, 알고 보면 주도 테마 소외주

향후 산업용·특수가스 업종의 성장성 두고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산업용 가스는 시장을 소수의 업체가 독점, 고객들과 장기적인 의무 인수 계약 체결을 하고 있단 점을 투자 포인트로 꼽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용 가스의 전 세계 시장 규모는 971억 달러(130조원)로, 가스별로는 질소와 산소 시장이 규모가 가장 크다.

특수가스 시장은 반도체 등 전방 산업의 설비투자 규모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설비 투자→생산 증가→가스 수요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삼불화질소(NF3)에 업체에 관심을 가지란 조언이 나온다. 이 특수가스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사용된다.
프로판가스에서 탈수소 공정을 거쳐 폴리프로필렌(PP)과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전경.  /사진=효성
프로판가스에서 탈수소 공정을 거쳐 폴리프로필렌(PP)과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효성화학 울산 용연공장 전경. /사진=효성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사모펀드들의 국내 산업용 가스 업체 인수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현금흐름 예측이 가능해 안정적인 배당정책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전방 산업인 배터리 소재 설비투자 확대로 관련 가스의 수요도 동반 급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산업용·특수가스 최선호주로 OCI와 효성화학을 꼽는다. OCI는 실리콘 음극재 업체인 넥시온(Nexeon)에 모노실란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향후 모노실란 분야에서 두각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OCI는 약 200억원을 투자해 군산에 모노실란 플랜트 건설을 계획했으며, 원료 통합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 가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효성화학은 삼불화질소 신규 생산 라인이 하반기에 가동됨에 따라 투자 매력이 커졌다. 효성화학은 현재 전 세계 삼불화질소 시장에서 점유율 3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향후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메모리 단수·공정 증가로 삼불화질소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디스플레이에서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량이 늘며 삼불화질소의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분석된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