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셀 업체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가 뚝뚝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 중국발(發) 공급과잉 우려가 겹친 탓이다.

LG엔솔·삼성SDI…목표가 줄줄이 하향
LG에너지솔루션은 2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11% 하락한 47만5500원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14.01% 떨어졌다. 삼성SDI도 같은 기간 12.85% 내렸다.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했거나 줄일 예정이다. 이 여파로 포드는 60만 대였던 올해 전기차 생산 목표를 40만 대로 줄였다.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으로 리튬·철·인산(LFP)과 같은 저렴한 중국산 배터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삼원계(니켈·코발트·망간 등) 배터리는 주행거리 등 성능이 우수하지만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다.

전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유럽 내 점유율 상승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70만원으로 12.5% 낮췄다. 삼성증권NH투자증권도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선 다른 전망이 나온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급등하면서 정유사업의 이익이 개선돼 배터리 사업 부진을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9397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46% 많을 것”이라며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에 문제점으로 작용했던 수율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