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26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촉구하는 김동연 경기지사(왼쪽)를 만나고 있다.  경기도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26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촉구하는 김동연 경기지사(왼쪽)를 만나고 있다.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가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설치하면 국가 경제성장률을 2040년까지 매년 0.31%포인트 높일 수 있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경기북도 설치’가 단순히 북부 시·군의 행정 개편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국가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묘안이라는 주장이다.

김 지사는 26일 염종현 도의회 의장과 함께 한덕수 국무총리,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을 차례로 만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및 주민투표 실시’를 공식 요청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란 가평, 고양, 구리, 남양주, 동두천, 양주, 연천, 의정부, 파주, 포천 등 북부 10개 시·군을 한 광역지자체로 독립시키자는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이다. 접경지역 규제로 개발이 막히고, 수도권 규제의 적용을 받는 낙후된 경기북부지역을 특별법으로 묶고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김 지사는 한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경기북부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주민투표는 경기북도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다. 21대 국회 임기 중 특별법을 통과시키고, 2026년 7월 공식 출범한다는 게 경기도의 목표다.

김 지사는 전날 의정부 경기북부청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비전 선포식’을 열고 내년부터 2040년까지 17년간 경기북부의 도로 등 인프라에 43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170조원의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경기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경기북도가 신설될 경우 국가 경제성장률은 2040년까지 연평균 1.95%에 달해 설치되지 않은 경우(연평균 1.64%)에 비해 0.3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구체성이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경기북도 설치 당위성을 경제전문가인 김 지사가 숫자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문제는 행안부 등 정부 협조가 이뤄질지 여부다. 행안부는 지방정부 재정의 근간이 되는 지방교부세, 실제 주민투표에 따르는 비용, 지역별 재정자립도 등 다양한 효과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 차관은 김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도를 남북으로 나누는 게 국가 정책으로는 어떨지, 다른 시·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