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 부진에도 튼튼한 화장품 '세계 1위' 로레알…뷰티테크 힘 싣는다 [글로벌 종목탐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 마켓PRO 텔레그램을 구독하시면 프리미엄 투자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습니다. 텔레그렘에서 ‘마켓PRO’를 검색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1909년 설립된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
M&A로 빠른 성장…LVMH 이어 佛 시총 2위
상반기 최대 매출…中 부진, 美·유럽이 메웠다
“뷰티테크 리더 되겠다”…알파벳 자회사 등 협업
“뷰티 시장은 현재 2700억유로(약 385조원)에서 2030년 4000억유로(57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성과 젊은 층을 넘어 폭넓은 소비자들이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고, 고가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화장품 소비자에서 나아가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의 말처럼 로레알은 수십 년 간 인수합병(M&A)으로 제품군과 지역 모두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최근 중국의 소비 부진으로 글로벌 화장품주가 고전하는 가운데 로레알이 올 들어 15% 상승하며 나 홀로 선방하는 비결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분석이다. 가격대를 아우르는 화장품 라인으로 중국의 부진을 최소화했고, 유럽과 북미 등 다른 대륙에서 탄탄한 입지를 지키고 있어서다. ○M&A로 일군 화장품 제국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4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150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382억유로(54조4600억원)다. 1907년 프랑스 출신의 화학자인 외젠 슈엘러가 머리 염색약을 개발해 인기를 얻자 1909년 회사를 세웠고, 이듬해 ‘로레알’을 브랜드명과 회사명으로 도입했다.
로레알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이어 프랑스 증시에서 시가총액 2위다. 로레알 창업주의 손녀이자 로레알 지분 34.7%를 보유한 가족 지주회사의 회장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다. 대부분이 로레알 지분인 그의 순자산은 830억달러(약 113조원) 이상으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13위 부호다.
로레알의 최대 강점은 중저가부터 고가 화장품, 더마코스메틱과 헤어 제품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다. 비결은 M&A다. 화장품 브랜드 랑콤과 입생로랑 뷰티, 슈에무라 등이 대표적으로, 로레알 파리 등 소수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 브랜드를 인수합병으로 쟁취했다. 한국에서는 패션·화장품 업체 스타일난다를 2018년 인수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이솝을 25억3000만달러(3조30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경기침체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고가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호주에서 만들어진 이솝은 식물 기반 원료로 만든 스킨케어와 바디케어, 향수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3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실적 고공행진…뷰티테크 박차
중국 경제가 지난해 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살아나지 못하며 글로벌 화장품주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에스티로더 주가는 올 들어 45% 떨어졌고, 한국에서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10%, 38% 이상 하락했다.
로레알 주가가 올 들어 상승세인 건 상반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덕택이다. 로레알의 상반기 매출은 206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반기 기준 매출이 200억유로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43억유로로 같은 기간 14%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0.7%로 사상 최고치를 썼다.
중국이 포함된 북아시아 매출 성장률이 0.6%에 그쳤지만 다른 대륙들의 매출이 두자릿수씩 증가했다. 유럽 매출은 65억유로로 16.6% 늘었고, 북미 매출도 53억유로로 14.7% 증가했다. 라틴아메리카 매출은 28.9% 증가했다.
다만 호실적으로 주가가 급격히 오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로레알 주가는 지난 4월 440달러를 돌파하면서 애널리스트 목표주가인 425.63달러를 이미 넘었다. 다만 현재 주가(26일 기준) 대비로는 여전히 9.8% 상승 여력이 있다. 애널리스트 매수 비율은 34.5%, 보유 비율은 48.3%다. 로레알이 뷰티테크에 투자하며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로레알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혁신기술 콘퍼런스 ‘비바 테크놀로지 2023’에서는 피부 진단 도구와 손 장애가 있는 사람도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알파벳 산하 생명과학기업 베릴리와 피부 및 모발 건강 연구를 시작했다. 로레알은 자사 벤처캐피털 펀드 ‘BOLD’를 통해서도 세계 뷰티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기술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뷰티의 미래는 진단·개인 맞춤형 제품 등 기술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뷰티테크의 리더가 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내년 초 열릴 CES 2024에서 뷰티 기업 중 최초로 기조연설을 담당한다. 올해까지 CES에서 뷰티테크로 혁신상을 9번 수상한 경력이 뒷받침했다. CES 측은 “히에로니무스는 로레알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어떻게 물리적, 디지털, 가상이 결합된 비즈니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지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M&A로 빠른 성장…LVMH 이어 佛 시총 2위
상반기 최대 매출…中 부진, 美·유럽이 메웠다
“뷰티테크 리더 되겠다”…알파벳 자회사 등 협업
“뷰티 시장은 현재 2700억유로(약 385조원)에서 2030년 4000억유로(57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성과 젊은 층을 넘어 폭넓은 소비자들이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고, 고가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질 것이다.”
글로벌 1위 화장품 기업 로레알의 최고경영자(CEO) 니콜라스 히에로니무스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통적인 화장품 소비자에서 나아가 화장품을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그의 말처럼 로레알은 수십 년 간 인수합병(M&A)으로 제품군과 지역 모두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왔다. 최근 중국의 소비 부진으로 글로벌 화장품주가 고전하는 가운데 로레알이 올 들어 15% 상승하며 나 홀로 선방하는 비결도 포트폴리오 다변화라는 분석이다. 가격대를 아우르는 화장품 라인으로 중국의 부진을 최소화했고, 유럽과 북미 등 다른 대륙에서 탄탄한 입지를 지키고 있어서다. ○M&A로 일군 화장품 제국
세계 최대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40여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약 150개국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382억유로(54조4600억원)다. 1907년 프랑스 출신의 화학자인 외젠 슈엘러가 머리 염색약을 개발해 인기를 얻자 1909년 회사를 세웠고, 이듬해 ‘로레알’을 브랜드명과 회사명으로 도입했다.
로레알은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이어 프랑스 증시에서 시가총액 2위다. 로레알 창업주의 손녀이자 로레알 지분 34.7%를 보유한 가족 지주회사의 회장인 프랑수아즈 베탕쿠르 메이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이다. 대부분이 로레알 지분인 그의 순자산은 830억달러(약 113조원) 이상으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13위 부호다.
로레알의 최대 강점은 중저가부터 고가 화장품, 더마코스메틱과 헤어 제품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다. 비결은 M&A다. 화장품 브랜드 랑콤과 입생로랑 뷰티, 슈에무라 등이 대표적으로, 로레알 파리 등 소수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 브랜드를 인수합병으로 쟁취했다. 한국에서는 패션·화장품 업체 스타일난다를 2018년 인수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이솝을 25억3000만달러(3조3000억원)에 인수해 화제가 됐다. 경기침체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고가 브랜드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호주에서 만들어진 이솝은 식물 기반 원료로 만든 스킨케어와 바디케어, 향수 등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억3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실적 고공행진…뷰티테크 박차
중국 경제가 지난해 말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에도 살아나지 못하며 글로벌 화장품주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에스티로더 주가는 올 들어 45% 떨어졌고, 한국에서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각각 10%, 38% 이상 하락했다.
로레알 주가가 올 들어 상승세인 건 상반기에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덕택이다. 로레알의 상반기 매출은 206억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반기 기준 매출이 200억유로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43억유로로 같은 기간 14%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20.7%로 사상 최고치를 썼다.
중국이 포함된 북아시아 매출 성장률이 0.6%에 그쳤지만 다른 대륙들의 매출이 두자릿수씩 증가했다. 유럽 매출은 65억유로로 16.6% 늘었고, 북미 매출도 53억유로로 14.7% 증가했다. 라틴아메리카 매출은 28.9% 증가했다.
다만 호실적으로 주가가 급격히 오른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평가다. 로레알 주가는 지난 4월 440달러를 돌파하면서 애널리스트 목표주가인 425.63달러를 이미 넘었다. 다만 현재 주가(26일 기준) 대비로는 여전히 9.8% 상승 여력이 있다. 애널리스트 매수 비율은 34.5%, 보유 비율은 48.3%다. 로레알이 뷰티테크에 투자하며 혁신을 추구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로레알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혁신기술 콘퍼런스 ‘비바 테크놀로지 2023’에서는 피부 진단 도구와 손 장애가 있는 사람도 메이크업을 할 수 있는 솔루션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알파벳 산하 생명과학기업 베릴리와 피부 및 모발 건강 연구를 시작했다. 로레알은 자사 벤처캐피털 펀드 ‘BOLD’를 통해서도 세계 뷰티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기술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뷰티의 미래는 진단·개인 맞춤형 제품 등 기술을 통해 제품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라며 “뷰티테크의 리더가 되기 위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에로니무스 CEO는 내년 초 열릴 CES 2024에서 뷰티 기업 중 최초로 기조연설을 담당한다. 올해까지 CES에서 뷰티테크로 혁신상을 9번 수상한 경력이 뒷받침했다. CES 측은 “히에로니무스는 로레알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어떻게 물리적, 디지털, 가상이 결합된 비즈니스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지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