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등을 탑재한 현대모비스의 차세대 콕핏시스템 엠빅스. /현대모비스 제공
운전자 모니터링 카메라 등을 탑재한 현대모비스의 차세대 콕핏시스템 엠빅스. /현대모비스 제공
지난 7월 충청지역에는 단기간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비로 청주 미호강이 범람해 강물이 근처 오송지하차도로 들이닥쳤다. 지하차도의 완전 침수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10분이었다.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운전자들은 갑작스럽게 밀려 들어오는 급류에 대처할 수 없었고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현재 내비게이션은 사고가 발생한 뒤 데이터를 수집해 해당 지역을 우회해 안내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사전에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회피하는 기능은 없다.

이번 지하차도 침수 사고처럼 대피할 시간과 공간이 부족한 상황에선 위험이 발생할 지역을 사전에 피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비게이션에 지하차도가 침수되기 전 침수 발생 위험 도로를 우회해 안내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데이터베이스에 강이나 하천 근처에 있는 지하차도나 기타 도로(잠수교)와 저지대로 인해 침수 이력이 있는 도로를 특정해 저장한다. 이와 함께 실시간 기상정보를 통해 호우주의보 발령 지역 정보를 활용한다. 특정 도로와 호우주의보 지역 정보를 조합해 침수 위험 도로를 구분하고 피해 예상 도로를 피해 최단 시간에 도착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알고리즘을 구성한다.

이런 알고리즘으로 구현한 내비게이션 안내 경로를 ‘안전도로’로 명칭하고 내비게이션 길 안내 조건 선택 영역(추천도로, 빠른도로, 경제도로 등)을 추가해 운전자가 고를 수 있도록 한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의 ‘안전도로’를 선택하면 침수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도로를 제외해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호우주의보 발령 지역과 아닌 지역을 구분해 안내하는 것이 운전자의 운전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기에 효율적이다. 일부 차량은 실시간 기상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 같은 경우엔 시작부터 종점까지 전체 지역에 지하차도와 침수 위험 도로를 피해 안내할 수 있도록 한다. ‘안전도로’는 침수 위험 도로뿐만 아니라 산사태 발생 지역, 교통사고 다발 지역 등으로 확대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세부적인 조건은 설정에서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지구의 온도는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영국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도는 1도가량 상승했고 온도 상승은 공기 중 수증기를 6.7% 높였다. 수증기 상응 충격으로 호우성 강수 빈도는 높아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 빈도도 잦아질 것이다.

3년 전 부산 동구에서도 이번 사고와 같이 지하차도 침수에 따른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두 차례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을 통해 연구진은 무엇을 대비해야 하며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더 진보된 모빌리티 기술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