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에 꽂힌 공대 출신…비수기가 두렵지 않은 이유 있었다 [차은지의 비상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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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출신 꽃집 사장님, 가맹사업으로 판 키운 이유
박춘화 꾸까 대표 인터뷰
"한국을 대표하는 플라워 브랜드로 키울 것"
"3~4년 내 상장 목표…화훼업계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정 받을 것"
박춘화 꾸까 대표 인터뷰
"한국을 대표하는 플라워 브랜드로 키울 것"
"3~4년 내 상장 목표…화훼업계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정 받을 것"
사람들은 보통 특별한 날 꽃을 산다. 생일, 승진, 졸업 등 누군가를 축하해주기 위한 자리에 꽃을 들고 간다. 그렇다보니 꽃 관련 시장은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박춘화 대표는 일상에서도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4년 '꾸까(KUKKA)'를 창업했다. 꾸까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꽃을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게 하는 것과 외국처럼 일상 속에서도 꽃을 구매하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꾸까는 핀란드어로 '꽃'이라는 뜻이다. 온라인으로 꽃을 주문하면 전국 어디든 배송해주는 플랫폼이다. 국내에 처음 꽃 정기구독을 도입했다. 소비자는 배송받을 꽃의 크기와 정기 배송 기간을 선택해 전문 플로리스트가 만든 꽃다발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박 대표는 "보통 사람들은 꽃을 선물하면 무슨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특별한 일이 아니면 꽃을 사지 않는다"며 "하지만 꽃이 좋아서 정기적으로 꽃을 받아 즐기게 된 점이 기존 꽃집과 큰 차별화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창업 아이템으로 화훼업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새로운 혁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다른 업권은 꾸준히 변화와 혁신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화훼업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꾸까 창업 전에 이커머스, 물류 등을 경험한 덕분에 정기구독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시즌마다 편차가 있지만 현재 꾸까에서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약 4만~5만개의 꽃다발이 판매되고 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정기구독 고객이다. 박 대표는 꾸까의 경쟁력이 자생적으로 꽃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곳들의 경우 꽃 선물 위주의 사업을 하다보니 꽃을 구매하지 않는 시즌이 오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꾸까는 고정적으로 정기 구독하는 고객의 비중이 50%를 넘어 시즌을 크게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꾸까는 꽃 판매를 위해 평일 내내 꽃 시장에서 꽃을 구매한다. 구매한 꽃은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작업장 겸 저온 창고에서 정리 및 보관 과정을 거쳐 이틀 안에 모두 판매되는 구조다. 판매 채널은 자사몰의 비중이 60%로 가장 크다. 20%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나머지 20%는 기업간거래(B2B)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해 다른 채널로도 판매 경로를 확대 중이다.
박 대표는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 잘 돌아가고 있지만 사업 초기에는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꽃 배송에 불안함이 많았다"며 "온도가 달라지면 포장하는 방식을 바꾼다든가, 물 처리하는 물 주머니 크기를 다르게 하는 등 꽃별로 특성을 살려 배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표는 계속 이렇게 운영하다 보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더 빨리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9년부터는 투자를 받은 자금으로 설비 투자, 인력 확충 등을 진행하며 회사를 확장했다. 그러면서 실적은 적자를 기록 중이다. 꾸까는 코로나 시기에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꽃을 구매하는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올 3월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시즌 특성이 심해 올해 전체적으로는 적자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시즌일 때 흑자를 기록하고 비시즌일 때 적자가 나도 재무적으로 건전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전히 화훼시장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업 초반에는 화훼업의 온라인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꽃 유통구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최근 꽃집이 1년에 100개씩 늘고 있지만 대부분 1인 사업자에 영세한 구조"라며 "대량으로 꽃을 사면 도매에서 할인이 가능한데 대부분 소규모로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유통 구조 변화를 위해 박 대표는 꾸까 외에 다른 브랜드를 론칭, 오프라인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는 "일반 꽃집 한 곳과 100개의 프랜차이는 힘이 다르다"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회사가 화훼업에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꾸까와 별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오프라인 꾸까 매장은 플래그십 성격이 강했다면 새로운 브랜드는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좋은 품질의 꽃을 살 수 있는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현재 인천에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데 다음달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송도에 오픈한 매장은 송도에서 가장 매출이 잘 나오는 꽃집 중 하나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꾸까를 한국을 대표하는 플라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미래에 상장을 하게 된다면 화훼업계가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상장 시기는 3~4년 이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박춘화 대표는 일상에서도 꽃을 즐기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2014년 '꾸까(KUKKA)'를 창업했다. 꾸까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꽃을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살 수 있게 하는 것과 외국처럼 일상 속에서도 꽃을 구매하는 문화를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꾸까는 핀란드어로 '꽃'이라는 뜻이다. 온라인으로 꽃을 주문하면 전국 어디든 배송해주는 플랫폼이다. 국내에 처음 꽃 정기구독을 도입했다. 소비자는 배송받을 꽃의 크기와 정기 배송 기간을 선택해 전문 플로리스트가 만든 꽃다발을 주기적으로 받아볼 수 있다.
박 대표는 "보통 사람들은 꽃을 선물하면 무슨 특별한 날이라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특별한 일이 아니면 꽃을 사지 않는다"며 "하지만 꽃이 좋아서 정기적으로 꽃을 받아 즐기게 된 점이 기존 꽃집과 큰 차별화가 됐다"고 말했다.
"공대 출신에서 꽃집 창업…정기구독 비중 50% 넘어"
박 대표는 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첫 사회 생활을 아모레퍼시픽에서 시작했다. 이후 독일계 정보산업(IT) 인큐베이터 기업 '로켓인터넷'에서 경력을 쌓은 뒤 꾸까를 창업했다.그가 창업 아이템으로 화훼업계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새로운 혁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다른 업권은 꾸준히 변화와 혁신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화훼업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느낌을 받았다"며 "꾸까 창업 전에 이커머스, 물류 등을 경험한 덕분에 정기구독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시즌마다 편차가 있지만 현재 꾸까에서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약 4만~5만개의 꽃다발이 판매되고 있다. 이 중 절반 정도가 정기구독 고객이다. 박 대표는 꾸까의 경쟁력이 자생적으로 꽃을 판매할 수 있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곳들의 경우 꽃 선물 위주의 사업을 하다보니 꽃을 구매하지 않는 시즌이 오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꾸까는 고정적으로 정기 구독하는 고객의 비중이 50%를 넘어 시즌을 크게 타지 않는다"고 말했다.
꾸까는 꽃 판매를 위해 평일 내내 꽃 시장에서 꽃을 구매한다. 구매한 꽃은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작업장 겸 저온 창고에서 정리 및 보관 과정을 거쳐 이틀 안에 모두 판매되는 구조다. 판매 채널은 자사몰의 비중이 60%로 가장 크다. 20%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나머지 20%는 기업간거래(B2B)다. 최근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해 다른 채널로도 판매 경로를 확대 중이다.
박 대표는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 잘 돌아가고 있지만 사업 초기에는 여름엔 너무 덥고 겨울엔 너무 추워서 꽃 배송에 불안함이 많았다"며 "온도가 달라지면 포장하는 방식을 바꾼다든가, 물 처리하는 물 주머니 크기를 다르게 하는 등 꽃별로 특성을 살려 배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꽃 유통구조 변화 위해 노력 중…3~4년 내 상장 목표"
꾸까는 사업 첫해인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매월 흑자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투자 없이 꾸까 매출을 통해서만 회사를 운영했다. 정기구독 모델을 택한 것도 고객들이 먼저 지불하는 돈으로 꽃을 사고 잉여금이 쌓이면 사업을 조금씩 확장하는 구조를 택해서다.하지만 박 대표는 계속 이렇게 운영하다 보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더 빨리 회사가 흔들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2019년부터는 투자를 받은 자금으로 설비 투자, 인력 확충 등을 진행하며 회사를 확장했다. 그러면서 실적은 적자를 기록 중이다. 꾸까는 코로나 시기에 오프라인 매출이 급감하는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꽃을 구매하는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올 3월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시즌 특성이 심해 올해 전체적으로는 적자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시즌일 때 흑자를 기록하고 비시즌일 때 적자가 나도 재무적으로 건전한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여전히 화훼시장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업 초반에는 화훼업의 온라인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꽃 유통구조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는 "최근 꽃집이 1년에 100개씩 늘고 있지만 대부분 1인 사업자에 영세한 구조"라며 "대량으로 꽃을 사면 도매에서 할인이 가능한데 대부분 소규모로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프라인 유통 구조 변화를 위해 박 대표는 꾸까 외에 다른 브랜드를 론칭, 오프라인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는 "일반 꽃집 한 곳과 100개의 프랜차이는 힘이 다르다"며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회사가 화훼업에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꾸까와 별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오프라인 꾸까 매장은 플래그십 성격이 강했다면 새로운 브랜드는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좋은 품질의 꽃을 살 수 있는 형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현재 인천에 2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인데 다음달 3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송도에 오픈한 매장은 송도에서 가장 매출이 잘 나오는 꽃집 중 하나로 성장했다.
박 대표는 꾸까를 한국을 대표하는 플라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미래에 상장을 하게 된다면 화훼업계가 제대로 된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상장 시기는 3~4년 이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