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생성 AI…글로벌 사용자 1위는?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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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보기술(IT) 핵심 키워드는 생성 AI(인공지능)이다. 생성 AI는 이용자의 특정 요구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는 AI를 뜻한다. 관련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거나 새로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해당 기술이 발달하고 관련 데이터의 학습과 처리를 돕는 클라우드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서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나온 오픈AI사의 AI 챗봇 ‘챗GPT’가 전 세계에 전방위로 충격파를 던지면서 다른 AI 서비스 이용자도 급증했다. 미국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가 최근 분석한 글로벌 생성 AI 사용 동향을 소개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생성 AI는?
A16Z는 글로벌 인터넷 트래픽 조사업체 시밀러웹이 파악한 올 6월 기준의 월간 이용자 수 상위 50개의 생성AI 서비스 순위를 매겼다. 모바일 앱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조사업체 센서타워의 자료를 활용했다.1위는 오픈AI의 챗GPT다. 챗GPT의 핵심 기술은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인 GPT다. 오픈AI는 처음에는 챗GPT에 'GPT-3.5'를 적용했다. 3월에 최신 LLM인 'GPT-4'를 내놓고 챗GPT에 바로 활용했다. 단순 검색뿐만 아니라 필요한 일정도 짜주고 코딩 작업도 해냈다. 사람의 능력을 앞선 사용 사례도 계속 나왔다. 미국 변호사 시험을 통과할 정도로 지적 성능이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위는 캐릭터닷AI다. 서비스명과 사명이 같은 캐릭터닷AI가 개발했다. 실제 사람과 대화하듯이 다양한 캐릭터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역사의 속의 인물, 유명 연예인 등을 흉내내는 AI 챗봇과 친구가 있다. 구글의 AI 계열사 구글 브레인에서 LLM '람다'를 개발한 다니엘 드 프레이타스와 최신 LLM의 바탕 기술인 트랜스포머를 연구한 노암 샤제르가 2021년 캐릭터닷AI를 창업했다.
3위는 구글의 AI 챗봇 바드다. 지난 4월 국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바드는 시인을 뜻한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LLM 람다를 기반으로 개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바드를 한국어와 일본어로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유에 대해 “한국처럼 기술적으로 최첨단에 있는 시장에 먼저 진출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4위는 지식검색 사이트 쿼라가 만든 AI 플랫폼 포(Poe)가 차지했다. 포는 사용자가 다양한 AI 챗봇과 대화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사용자가 특정 목표를 위해 AI 챗봇을 훈련하거나 여러 챗봇들과 상호 작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LLM을 사용할 수 있다. 5위 퀼봇은 영어 등 어휘 표현을 자연스럽게 바꿔주는 AI 서비스다.
압도하는 챗GPT
A16Z 분석에 따르면 챗GPT의 사용량은 압도적이었다. 상위 50위권 전체 월간 트래픽의 60%를 차지했다. 한 달 동안 챗GPT의 방문 횟수는 약 16억 회였다. 월간 사용자 수는 약 2억 명에 달한다. 챗GPT는 세계에서 24번째로 가장 많이 방문한 웹사이트다. 해당 기준으로 1위는 유튜브였다. 캐릭터닷AI의 이용자 수도 적은 편은 아니다. 챗GPT의 21% 정도였다. 모바일 앱에서는 챗GPT와 사용자 규모가 비슷했다.상위 50위권의 생성 AI 서비스 대부분 1년 전에 없던 것도 특징이다. 80% 정도는 새로 만든 웹사이트에서 제공한다. 많은 기업이 AI로 자사 제품을 개선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생성 AI 서비스는 대부분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는 것이 A16Z의 분석이다. 상위 50개 서비스 중 5개만 대기업이 개발하거나 대기업이 인수한 회사가 만들었다. 상당수가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기존 AI 모델을 활용했다. 기존 AI 모델에 UI(사용자환경)만 구축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위 10개 제품 중 절반은 자체 AI 모델을 바탕으로 생성AI 서비스를 만들었다.
쏟아지는 국내 생성 AI
국내 생성 AI 서비스는 상위 50위 안에 들어가진 못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올해 들어 각종 생성 AI 서비스가 쏟아졌다. 챗GPT와 같은 AI챗봇은 가장 주목받는 생성 AI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AI 스타트업 스캐터랩의 AI챗봇 ‘이루다’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이미지나 동영상을 제작하는 AI 솔루션을 찾는 이용자도 늘었다. 해외에서는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등이 인기다. 국내에서는 라이언로켓이 올 3월 선보인 이미지 생성 AI 플랫폼 포킷이 출시 한 달 만에 100만 건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AI 스타트업 드랩의 ‘드랩 아트’는 스마트폰으로 아무렇게나 찍은 사진을 전문가용 사진 작품으로 바꿔준다. 웨인힐스브라이언트AI는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와 음성을 관련 영상으로 자동 변환해 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사용자가 입력한 문자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환해 주는 AI 서비스도 있다. 뤼튼테크놀로지는 텍스트 기반 생성형 AI 플랫폼 뤼튼을 운영하고 있다. 광고 문구와 블로그 게시물 등 다양한 글의 초안을 작성해 준다. 다양한 음성을 만드는 생성형 AI 서비스도 인기다. 2022년 국내 유튜브 쇼츠(짧은 영상) 부문에서 최다 시청자를 기록한 유튜브 채널 ‘1분요리 뚝딱이형’에 나오는 목소리는 AI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의 AI 성우 서비스인 타입캐스트가 만들었다. 자연어 생성 모델을 음악에 적용한 AI 스타트업 포자랩스는 특정 키워드, 콘텐츠 등을 제시하면 이에 맞는 음악을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생성AI 서비스의 바탕 기술인 LLM의 경우에는 국내 스타트업도 해외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LLM은 Large Language Model의 약자다. LLM은 방대한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 지능과 비슷한 텍스트를 생성하거나 언어를 번역하고 질문에 답변하는 등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고성능 LLM을 개발하기 위해선 거액의 투자금이 필요하고 우수한 AI 개발자가 다수 참여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LLM을 직접 만들기는 어렵다. 구글, 메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외 빅테크가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이유다.
하지만 오픈AI처럼 뛰어난 AI 개발자가 모여 LLM을 만들겠다는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코히어와 엔트로픽, 이스라엘의 AI21랩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기업 가치가 AI 스타트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부분 기업 가치가 1조원이 넘는다.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도 LLM 개발 경쟁에 참전했다. 다만 대부분 오픈AI와 접근 방식이 달랐다. 처음부터 초기 LLM(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어느 정도 만들어진 LLM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업스테이지는 개방형 LLM인 메타의 '라마1'과 '라마2'를 개조해 새로운 LLM을 만들고 있다. 업스테이지가 개발 LLM은 글로벌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LLM 성능 순위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스테이지가 개발한 최근 LLM인 '솔라'는 글로벌 생성 AI 활용 플랫폼 '포'에 메인 모델로 등록됐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