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베를린슈타츠카펠레의 연주 모습 ⓒJakob Tillmann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크리스티안 틸레만과 베를린슈타츠카펠레의 연주 모습 ⓒJakob Tillmann /사진=마스트미디어 제공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64·사진)이 다니엘 바렌보임의 뒤를 이어 450년 역사의 독일 명문 교향악단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SKB) 음악감독을 맡는다.

27일(현지시각) 독일 매체 베를린 차이퉁 등에 따르면 베를린 문화 상원 의회는 이르면 이번주 크리스티안 틸레만을 SKB 음악감독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31년간 이 악단을 이끌어온 바렌보임은 지난 1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SKB가 틸레만을 선임한 것은 '정통성'을 이 악단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운 것과 관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70년 궁정악단으로 창단된 SKB는 멘델스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등 전설적인 지휘자들이 몸담았던 악단이다.

게르만계 혈통인 틸레만은 정통 독일 음악인이다. 바그너를 비롯해 베토벤 브람스 브루크너 R. 슈트라우스 등 독일 낭만주의 레퍼토리에 대한 빼어난 해석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을 정기적으로 지휘하고 있으며 잘츠부르크 부활절 축제와 빈 신년음악회,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의 음악 감독으로 일해왔다. 쉽게 말해 클래식을 대표하는 축제나 악단과의 연주에 빠지지 않는 독일 대표 지휘자다.

틸레만은 그간 바렌보임 후계자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그는 지난해 11월 건강 문제로 내한 계획을 접은 바렌보임을 대신해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한국 공연을 이끌기도 했다. 틸레만이 독일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커리어를 쌓아온 점도 바렌보임의 후임으로 꼽히는 이유 중 하나다.

틸레만은 1997년 베를린 도이치오퍼 음악감독이 된 뒤 2004년 뮌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일했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지휘자로는 2012년부터 활동했다. 독일 매체 노이에 취르허 차이퉁은 "틸레만과 바렌보임은 푸르트벵글러의 음악적 사고의 전통을 조화롭게 잘 정립했다"고 언급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