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토테신’ 계열의 ‘토포아이소머레이스1(Topoisomerase1, TOP1)’ 저해제를 적용한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서 ‘CDK7’ 저해제와의 병용을 통해 내성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큐리언트가 미국 국립암연구소(NCI)와 이들 저해제의 병용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큐리언트 등에 따르면 NCI는 소세포폐암(SCLC)에서 TOP1 저해제와 CDK7 저해제의 병용 효능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 TOP1 저해제는 최근 ADC 항암제 개발에서 주목받고 있는 페이로드(약물)다. ‘엔허투’와 ‘트로델비’ 등이 캠토테신 계열의 TOP1 저해제를 페이로드로 사용한다.

NCI는 이번 연구에서 TOP1 저해제인 ‘토포테칸’과 CDK7 저해제 ‘THZ1’를 병용했다. 연구 결과 토포테칸은 유비퀴틴-프로테아좀 경로(UPP)에 의해 단백질 분해가 필요한 TOP1 유도 DNA 절단 및 DNA-단백질 교차 결합(TOP1-DPC)을 생성해 세포 사멸을 유발했다. THZ1은 RNA 중합효소 II의 유비퀴틴 매개 프로테아좀 분해(Pol II 분해)를 유도하고, UPP 매개 TOP1-DPC 분해를 차단했다. 이를 통해 SCLC에서 TOP1 저해제 및 TOP1 저해제가 접합된 ADC와 상생(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했다.

또 CDK7 저해제 병용으로 TOP1 저해제의 내성을 늦추거나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HER2+ 유방암 환자 대상 2차 치료제로 엔허투를 처방받은 환자의 약 24%에서는 12개월 안에 내성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이는 엔허투에 붙어 있는 약물인 TOP1 저해제에 대한 내성 때문으로 파악된다는 설명이다.

NCI는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상 개발 중인 CDK7 저해제 중 큐리언트의 ‘Q901’을 선정해 공동 개발을 시작했다. TOP1 저해제 접합 ADC의 병용투여 요법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NCI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선도하는 연구소인 만큼 매우 기대되는 공동 연구”라며 “Q901과 TOP1 저해제 ADC와의 병용은 많은 암 환자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통해 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허투의 선전과 함께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TOP1 저해제를 접합해 ADC를 개발하고 있어, 관련 상황을 고려하면 큰 시장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