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열린 제 14회 서울국제음악제.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지난해 10월 열린 제 14회 서울국제음악제. 서울국제음악제 제공
무더위가 물러가고 낙엽이 지는 가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특색있는 클래식 음악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시원하게 터지는 트럼펫 곡부터 한반도비무장지대(DMZ)에서 펼쳐지는 스타 연주자들의 협연까지, 다양한 음악 축제가 관객의 눈과 귀를 밝혀줄 예정이다.

이달 7일부터 1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는 가을 날씨와 잘 어우러지는 작곡가 브람스의 음악 세계를 집중 탐구한다. 올해 15회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 이야기다. 이번 서울국제음악제의 테마는 ‘낭만에 관하여'다. 가수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가 연상되는 이번 축제는 테마에 걸맞게 낭만주의 시대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 비극적 서곡, 교향곡 1번 등 브람스 대표작들이 연주된다.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작곡가 류재준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람스는 어느 작곡가보다 낭만이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작곡가"라며 "구석구석 로맨틱함이 묻어나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 공연은 7일 실내악 공연으로 시작된다. 실내악 연주는 개막 공연을 포함해 8일, 10일, 12일 총 4번 열린다. 10일에는 한국과 핀란드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으로 시벨리우스와 현대 작곡가 마그누스 린드버그의 작품도 포함된다. 실내악에는 김수빈(바이올린), 클라우디오 보호르케즈(첼로·독일), 비토르 페르난데스(클라리넷·스페인), 리카르도 실바(호른)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피아니스트들은 문지영, 김규연,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이타마르 골란 등이 함께한다.

서울국제음악제를 대표하는 SIMF오케스트라는 11일과 14일 무대에 오른다. SIMF오케스트라는 연주단체 앙상블오푸스를 중심으로 매년 솔리스트로 활동하는 연주자 등을 초청해 단원을 구성해왔다. 14일 폐막 공연에서는 예술감독 류재준의 '트럼펫 협주곡'이 초연된다. 협연자로는 헝가리 트럼펫 연주자 가보르 볼도츠키가 무대에 선다.

내달 초에는 DMZ를 테마로 한 평화의 선율이 경기도 일대를 적실 예정이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11월 4일~11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가 출연하는 DMZ 오픈 국제음악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축제의 총 기획은 임미정 예술감독이 맡았다.

이번 축제의 핵심 키워드는 '젊은 거장'.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성악부문 우승자 바리톤 김태한, 호로비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로만 페데리코,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 첼리스트 한재민 등 국제콩쿠르에서 활약해온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또 국내 대표 교향악단인 KBS 교향악단,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과천시립교향악단이 함께한다.

11월 4일 개막공연에는 경기필하모닉과 피아니스트 로만 페데리코가 출연 해 DMZ 오픈 국제음악제 위촉곡 ‘치유하는 빛’(작곡 김신)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같은 달 5일 공연은 영화음악을 소재로 한 ‘시네마콘서트’로 과천시립교향악단,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가 출연한다. 음악회뿐 아니라 음악과 평화를 주제로 한 토크 콘서트 형태의 심포지움이 열리고, 6일에는 연주자들이 DMZ(민통선 내)를 찾아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폐막 공연(11일)에는 지휘자 정명훈이 KBS교향악단을 이끌고 김태한, 한재민과 대미를 장식한다.

임미정 예술감독은 “이번 음악제를 통해 DMZ의 어두운 역사를 넘어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