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장 기각 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의총 모습. 의총을 민주당은 박수로 시작하고, 국민의힘은 기각 규탄 구호로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장 기각 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의총 모습. 의총을 민주당은 박수로 시작하고, 국민의힘은 기각 규탄 구호로 마무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야권이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권에서는 27일 "사과와 사퇴는 이재명 대표가 해야 한다"고 맞섰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법부를 존중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면 위증교사 혐의 소명에 대해서도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설마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결과만 쏙 빼서 사법부를 존중하고 위증교사 혐의 소명 등 불리한 부분은 존중하지 않는 것인가"라며 "위증교사가 없었다면 이 대표는 일찍 경기도지사 박탈, 피선거권 박탈로 대선 출마도 못 했을 것이며 당연히 국회의원과 당 대표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정치권에서 영원히 퇴장시키는 것을 위증교사로 막았고, 그 혐의가 소명된 중대한 사안이다"라며 "위증교사 유죄가 확정되면 경기도지사 선거 허위 사실 공표 재판 또한 재심에 들어가 다시 유죄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증교사는 했지만 증거인멸 우려는 없다는 재판부의 판결은 때렸지만 폭행 우려는 없다, 훔쳤지만 절도 우려는 없다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궤변이다"라며 "위증교사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청구된 구속 영장을 기각하면서 "백현동 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 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백현동 개발사업의 경우, 공사의 사업참여 배제 부분은 피의자의 지위, 관련 결재 문건,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피의자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한편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한 현시점에서 사실관계 내지 법리적 측면에서 반박하고 있는 피의자의 방어권이 배척될 정도에 이른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명백한 증거인멸 혐의를 고려할 때 구속 수사가 마땅한 일"이라며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 조폭의 두목이나 마피아 보스는 영구히 처벌받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한마디로 권력의 여부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며 "유 판사는 죄가 의심되고 혐의가 소명되는데 결론은 영장 기각이라고 하는, 앞뒤도 맞지 않는 궤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판사는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과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든다고 하고,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까지 됐다고 하면서도 영장을 기각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은 궤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꼬집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